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 여행지 50
조창완.하경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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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에 대한 관심은 장가계의 멋진 풍광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어쩌다 가게 된 중국여행이 커다란 땅 덩어리의 한켠에 자리잡은 상하이와 장가계로 결정되었고 임시정부를 통해 지명이 익숙했던 상하이의 야경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멋있었던 신선들의 산수화란 평을 듣는 장가계의 자연의 위용앞에서 멋지다만 연발로 날리며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다시 찾은 중국은 복잡한 일로 답답했던 내게 잠깐 머리나 식히고 오자는 여행으로 계속되었다. 혼자 조용히 나 자신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커다란 여객선을 타고 갈 수 있다는 모험심(^^) 이 덧붙여져 비행기를 버리고 선택했던 여행은 베이징에서 티벳의 라싸로 가는 이틀 동안의 하늘기차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포탈라 궁위로 펼쳐진 형용할 수 없는 너무나도 맑은 하늘과 불교 문화가 가득 담긴 멋진 사원들과 승려들에 대한 깊은 인상 덕분에 추억의 한장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 순탄치 않았다고 생각하는 나 홀로의 중국여행은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고 패키지가 아닌 다음에야 힘들었던 중국관광이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배려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교통상황도 좋아지고 매연도 없애려 노력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쾌적하고 신나는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대부분은 대도시에 한정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광대한 중국 들여다 보기를 할 수 있는『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여행지 50』를 기다렸던 것은 중국여행을 할 또 한번의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가볼 곳도 많을 듯 싶고 하지만 선택하기 녹녹치 않았던 여행지에 대한 관심을 이 한 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가이드북만을 읽기에는 단순히 여행 정보서만이어서 역사적 정보가 부족할 듯 싶고 여행에세이를 읽기에는 여행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감정과 느낌에 충실할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내게 Where(어디를 갈까)? Why(이유는)? How(어떻게 가)? What(뭘 볼까)? When(언제가 좋아)? 를 알려주는 이 책은 갈 지역과 할 일을 챙겨주는 비서같은 느낌이 있다. 사진과 더불어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이 책이 물론 아주 꼼꼼하게 여행지를 소개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오히려 그랬다면 가이드북에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청더, 동북, 윈난, 쓰촨, 동남, 안후이, 쑤저우·항저우, 산둥, 칭장철로지역, 장강, 베이징, 시안·옌안, 실크로드지역으로 나누어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곳까지 중국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최고의 볼거리를 추천해 준다. 때론 역사적 사실에 그리고 그 유적들의 정교함과 다양함에 놀라기도 하고 때론 자연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에 할 말을 잃어버리게도 만든다. 유수의 세월을 지키고 견디며 남겨진 중국 대륙의 심오함에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관광지로서의 제 역활만을 해 내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오천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에게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 함에 중국이 개발이 더뎌 아직은 자연과 유적지들이 보호되고 있음이 부러움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윈난이나 스촨의 만년설산이 날이 갈수록 초라해져가고 황사근원지의 상태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가는 중국이 언제까지 자연의 천혜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다. 여행안내서로서도 손색이 없지만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을 담아낸 중국탐사기로서 너무나 매력적이다.

넓은 곳, 저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나도 감탄을 하고 역사를 배우며 중국인의 삶을 들여다 볼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곳이 알려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배경과 지리를 사진과 함께 소개함으로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이 많다.

저자의 계절별 여행추천지 배려에 마음은 이미 가을과 겨울 중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전도를 피고 손끝으로 여행지를 쫓아가 보기도 하고 책을 다시 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보기도 한다.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 절경, 인문·문화·역사,휴양지, 촬영지 톱 10까지 어떻게 다 가볼수 있을런지. 죽기전에는 다 가봐야 할텐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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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그녀의 에로틱한 글쓰기
이요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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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책을 잡자마자 읽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스토리 전개가 잘 되고 있다는 얘긴데 나의 경우에는 보통 소설이 그렇다. 소설을 유난히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내용 중에 몰입되어 마치 내가 주인공인양 상상의 나래를 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할 거 같은 자기 만족이라고 하나? 사랑도 부도 소설속에서는 그 모든 것을 이룬채 살아 갈 수 있다. 사실 그 재미로 소설을 읽는다는 이유가 큰거 같다. 

 

로맨틱한 그녀의 에로틱한 글쓰기.

아무리 정숙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렸을 적에 한 번 정도는 남들이 본다는 야한 비디오에 가슴뛰는 경험을 한적이 있을 것이고 나이를 먹어가니 性이란 것이 생활속의 일부분 일뿐 창피할 일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의 분위기상 비디오 가게에서 에로비디오 한 편을 빌리는 데도 미적거리니 여자들에게는 아직도 드러내 놓기에는 어색한 장르(^^) 이기는 하다.

 

서른 두살의 평범한 노쳐녀 오자인은 에로소설가이다. 그냥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오인이라는 필명으로 독자들에게 추앙받을 정도의 짜릿한 소설을 연재하지만 그녀가 연애경험 없이 온통 상상만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극비다. 제목만으로도 남자들을 달아 오르게 할 <빨간 베일>, <비밀의 꽃>등은 그녀에게 에로계의 거성이란 타이틀을 부여하지만 자신의 직업을 내 세울 수 없는 오자인은 아직도 순수문학을 하고 싶은 꿈을 꾸며 언젠가 이 직업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한사람의 주인공인 스물 여덟살의 강호수는 백수 아닌 백수다. 집안 빵빵 학벌 빵빵이지만 50개도 넘는 러브호텔을 운영하는 엄마의 사업이 싫어 삼촌의 프로덕션에 소속되어 몇편의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껄렁껄렁한 그의 유일한 취미이자 관심은 오인의 작품이다. 오인의 골수팬인 그는 언젠가 오인의 소설속의 주인공이 되고 픈 소망을 지고 있다. 우연히 옆집의 오자인과 부딪치게 되면서 알콩달콩한 사랑의 인연이 시작되어 간다. 그녀가 오인인 줄도 모른채...

 

누군가 떠난 후에 사랑이었음을 알기도 하고 헤어진 후에 사랑이 아니었음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그(그녀)를 생각만해도 두근거리는 마음은 사랑을 지금 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설레이게 만든다. 정착된 직장,안락한 생활에 적당히 멋있는 수현이 자인이 에로소설가임을 받아들이고 그녀와의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자꾸만 마음이 이상한 곳으로 흐른다. 엉뚱하고 천방지축인 듯한 그녀를 누나라고 부르는 강호수의 따뜻한 눈빛, 속삭이는 말들, 그리고 장난이라며 내 입술을 훔쳐간 녀석 생각만 하면 귀까지 빨개지는 오자인의 모습이 연상되지 않는지. 혼돈스러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지만 이것이 주고 받는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로맨스를 꿈꾼다. 그것도 로맨틱하게 .. 이 가을 혼자가 쓸쓸하다면 아니 둘이어도 외롭다면 이 책을 보며 웃는다면 어떨지.

한동안 빠져지냈던 하이틴로맨스 책을 읽듯 마치 맥라이언의 전성기 영화를 보듯 한마디로 재미있다.

이걸 진짜로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일상의 지루함이 사랑에 아파함이 해피앤딩의 상쾌함이 배우들의 통통튀는 연기와 함께 매력적으로 표현된다면 지금 이 소설처럼 빠져들게 만들지 않을런지.

 

근데 요즘은 정말 연상 연하가 대세인가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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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토템 1
장룽 지음, 송하진 옮김 / 김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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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템[totem]
미개 사회에서, 부족 또는 씨족과 특별한 혈연관계가 있다고 믿어 신성하게 여기는 특정한 동식물 또는 자연물. 각 부족 및 씨족 사회 집단의 상징물이 되기도 한다.

 

어떤 동물을 신성하게 바라보고 아낀다는 것 어쩜 자연과 함께 살아야 했던 인간들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함께 공유하던 자연을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마구 파헤치고 사라져 가는 현실속에서 늑대와 몽골초원에서 11년간 함께 생활하였던 경험을 자신의 자전적 소설에 녹여냄으로서 우리에게 늑대의 생태와 습성 그리고 그들의 정신을 알려주는 책이 바로 『늑대토템』이다. 21살의 나이에 초원생활이라는 것은 어쩜 지루함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한족생활과는 전혀 다른 유목민족 사회의 색다른 문화와 접촉하면서 유목민족의 빌게 노인의 가르침과 늑대에 빠져들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이후 30년의 연구와 사색끝에 완성되었다 하니 강렬한 경험은 사람의 인생에 대단한 영향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북한에 소수의 늑대가 자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남한에서 토종늑대는 멸종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에게는 그닥 인식이 좋지 않는 늑대지만 (아마도 동화책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아기돼지 삼형제나 빨간모자를 보면 늑대는 음흉하고 난폭한 성질을 가진듯 묘사된다. 오죽하면 나쁜 남자를 늑대에 비유할까? ^^) 실상은 사람들에게 길들여 지지 않고 약한 동물을 사냥을 하여 생태계의 평형을 유지시키는 자연의 섭리를 잘 따르는 절제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구력이 뛰어나며 사냥에 있어서는 타고난 전술·전략가이며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연대감이 좋은 포유류이다.

 

그저 늑대만을 신성시하는 소설로서 였다면 이렇듯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전 세계 26개국 수출, 중국 현지 1800만 부가 판매되고 아시아의 부커상이라 불리는 ‘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 수상을 할 수 있었던 저력은 저자가 주인공인 진천의 눈과 귀를 통해 살아서는 늑대를 배우고자 하고 죽어서는 늑대에게 자신을 내어줄 정도로 늑대를 경외하는 몽골인으로부터 듣게되는 늑대의 모든 것, 자연의 모든 것을 이용할 줄 알고 고도의 전술능력이 있는 전쟁기술, 불굴의 투지와 숭고한 생명력에 대한 존중, 조직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이끌어 가는 탁월한 리더십과 책임감등이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절절하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몽골인들이 믿는 신인 탱그리가 준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만 절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늑대에게서 힘이 있음을 자랑하고 약자를 기만하는 인간에게 따끔한 일침이 반성의 자세를 이끌어냈기 때문일터이다.

 

‘하늘의 운행이 쉼이 없듯이 군자도 하늘을 본받아 스스로 노력하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天行健, 君子以自强不息)’, ‘부귀도 뜻을 방탕하게 하지 못하고, 빈천도 그 절개를 변하게 하지 못하며, 위협과 무력도 그 뜻을 꺾을 수 없다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여기서 나오는 네 가지의 정신, 불식(不息), 불음(不淫), 불이(不移), 불굴(不屈)이 바로 전형적인 늑대정신이자 늑대토템의 정신이라네  (본문 中).

 

늑대들의 가제 사냥은 감탄 그 자체였다. 가젤떼를 삼면에서 포위해 한쪽 방향으로 몰지만 한편으로는 튼튼한 가젤들이 도망갈 길을 열어준다. 자연 약한 가젤들만이 늑대들의 먹이가 된다. 인간에게도 필요한 목초지를 마구 먹어치우는 가젤의 타고난 식성에 대한 해결은 늑대들이 맡아주고 늑대의 사냥으로 인간 또한 겨울 식량에 대한 걱정을 덜수 있는 이 관계가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의 섭리인가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공존을 인간을 깨뜨리고 있다. 더 많은 이득을 취하려 하는 인간들에 의해 무리의 약한 자들과 봄을 위해 남겨진 가젤마저도 싹쓸이가 되고 먹이가 없어진 늑대들은 인간을 공격한다.  이 모두가 인간의 어리석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비롯되는 일이다.

 

동물원의 동물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야성을 억누르게 만들고 사랑을 주고 보호를 한다는 명목이지만 결국은 인간에게 길들이기 위해 철창안에 그들을 가둔다. 진천이  건강한 새끼늑대를 키우게 되지만 물리게 되고 결국은 죽이게 되는 안타까움은 인간이 그들의 영역을 침입해 편의를 위해 마구잡이로 개발되고 파괴되어 가는 자연과 문화를 바라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진천을 대하던 몽골인들의 따가운 시선은 인간을 바라보는 자연의 마음과 같다고 느껴지고 있음이다.

 

천페이지가 넘는 여행을 함께 하며 신비했고 아름다웠으며 아픔과 경고가 있어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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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친 막대기
김주영 지음, 강산 그림 / 비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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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에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히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정지용의 시 『향수』의 일부다. 김주영의 그림소설 똥친막대기를 읽으며 이 시가 생각이 났다.

우리의 고향 내음이 흠씬 나는 소설이다. 버터와 피자 그리고 기름냄새로 진동하는 도시의 모습이 아닌 구수한 된장찌개와 너른 논의 출렁이는 고개숙인 벼들 그리고 치마저고리를 입은 동네 여자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있는 그런 모습이 내내 따라다닌다. 
 

기차가 지나가는 마을의 화물열차 기관사가 마을앞을 지나가면서 기적소리로 자신의 부모님께 아침인사를 전하는 갸륵한 속내로 시작된 따스함은 양지마을 농사꾼 박씨가 한번이 아닌 네댓번 울려된 기적소리로 인해 써레질을 하던 암소가 뛰어나가 그를 잡기 위해 한치의 망설임없이 나(백양나무가지)를 꺽어버림으로 연결되어진다. 아무 근심걱정없이 살던 나는 이내 성적이 엉망이 된 재희를 때리는 회초리로, 똥통을 뒤섞는 똥친막대기로 삶이 변하지만 종내 뿌리를 땅에 내리고 다시 태어나게 된다.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바치는 아름다운 생명의 기록

이 보다 더 이 책을 잘 설명한 문장이 있을까 싶다.

길거리의 하찮은 듯 보였던 막대기의 인생은 누군가에 의해 변해 버렸지만 사람들의 틈에서 소중한 가치를 배우고 담아 나간다.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다. 어른들이 읽고 추억을 더듬어 갈 수 있는 동화다. 인생을 배워갈 수 있는 동화다.

세상 속으로 뛰어든 어린 나무가지의 험난하지만 따뜻한 모험을 함께 하며 그 어디에도 흥분되지 않은 목소리로 흐름에 자신을 맡기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에 욕심내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인생을 사는 최고의 용기임을 알게된다.

 

그런데 왜 하필 제목이 똥친 막대기 였을까?  저자는 이어지는 연작 동화에서도 제목에는 똥(두번째 책으로 똥두간 생쥐의 기막힌 생애를 생각하고 계시다고 한다.)이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싫어하고 더러워하는 똥이 생명의 거름이 된다는 것을 안다면 그 이유 또한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 부와 화려한 것들만이 세상의 가치를 다 가진듯 물질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어른들에게 소박하고 작은 것들도 삶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소중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우리는 인생을 너무  아둥바둥 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분수에 넘치는 욕심은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더욱 부대끼고 시달려 지레 죽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허리가 싹둑 잘려나가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이 물결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상책이었습니다..p15

 

멋진 삽화와 더불어 이 가을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것처럼 행복한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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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메릴 호
한가을 지음 / 엔블록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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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는 순간 십오소년 표류기와 보물섬이 생각났다.

유달리 모험 환상 같은 판타지를 좋아했던 내게 있어 두 권의 책은 한동안 최고의 소설이었고 늘 꾸던 꿈이었다.

 

보물선 메릴호.

어느날 말도 없이 사라진 엄마를 잃은 상쇄감과 허탈감으로 아버지는 인쇄소일을 등한시하고 경제적으로 점점 어려워지자 돈을 빌리게 되는데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찾아와 무언가를 아버지에게서 가져가겠다고 한다. 그것이 아버지의 머리속에 남아 있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된 주모이는 우연히 외계 별의 공주인 마치와 함께 시간과 공간을 넘어 18세기 초 카리브해 새적들이 날뛰는 대서양으로 여행을 하는 배에 승선하게 되고 외계로 갔을지 모르는 엄마를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나는 모험이 있을 줄 알았던 보물선 메릴호의 내용은 그냥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것이 아니다.

조금은 혼란스럽게 전개가 되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기발하다. 어쩜 지금의 현실과도 맞아떨어질 수 있게 고철이나 플라스틱의 중요성이 금이나 보석들의 값어치 보다 더 귀하게 여겨진다는 것으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물질적인 풍요를 강조하는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래서 사랑하고 사랑받고 상처받았지만 추억할 수 있다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에 대해 말한다. 난 너희들만 있으면 돼, ..살아 있는 한 언제든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단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마저 멈춰선 안 돼 라는 아버지의 말로 가족의 사랑이 표현되기도 한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어쩜 어렵고 생소할지도 모르는 양자역학이나 평행우주, 블록 우주, 다중우주의 개념을 보이며 SF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나 소설속의 과학발전된 모습은 조금씩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달나라에 가는 꿈을 꾸던 인간은 첫발을 내딛고 우주로 향했고 하늘을 나는 인간로켓도 이젠 상용화 되었다.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미래를 향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황당해 보이는 듯한 꿈도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으로 현실이 되어간다. 어른들에게 재미로만 보이는 판타지의 세계가 아이들에겐 상상력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미래에서 걸려온 전화, 어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초대가 아닐까 싶다. "메릴호의 선장님 댁이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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