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묻고 답하다 - 세상을 읽는 119개의 키워드, 노교수의 핵심 강의 노트
니시베 스스무 지음, 정경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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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거 시험인가? 목차를 보는 순간 학교때 사회시험에 나왔음직한 단어들에 순간 멈칫한다.

제1장 정치, 제2장 국제관계, 제 3장 도덕, 제4장 사교, 제5장 삶, 제6장 역사, 제7징 찰학, 제 7장 실리, 7장에 걸쳐 나열되어 있는 단어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익숙하게 실생활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어른인 내게 이 단어들의 뜻을 묻고 있는 것인가?

책을 펼치고 짧막짧막하게 설명되어 있는 각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며 읽다보니 생각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고 있던 단어들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

 

저자의 서문 중 학문과 교양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을 때  먼저 접한 공부는 전공과목이 아닌 교양과목이었다. 그 때는 정말 교양이란 상식을 위한 공부인줄 알았다. 세상을 알아가는 공부라기 보다는 학점을 따기 위한 공부였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았고 지금껏 그 내용들이 머리속에 남아있을리 만무하다. 저자는 어떤 대상의 여러 측면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 으로 교양을 말하고 있다. 전공을 공부해 스페셜리스트가 되어 현대사회의 중심에 서는 사람도 있지만 학문과 교양을 실천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도 필요하다. 한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는 무지한 지식인이기 보다는 전체적인 지식을 아우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의 부활을 위해 기획된 책이 『학문, 묻고 답하다』이다.

 

오래전 입사시험에서 보편적으로 보았던 상식이란 과목이 떠오른다.물론 취직을 위한 공부였지만 상식을 공부하면서 단지 암기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알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사회를 바라보고 비판하며 지식인으로서의 역활을 할 수 있도록 키워나갔던 것과 이 책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 책이나 단편적인 몇몇의 매체로 접할 수 있던 상식적인 정보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부분이 공유되어 버렸다. 게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오늘 벌어진 일들이 실시간으로 지구 모든 나라에 퍼져간다. 그렇지만  정작 정확한 정보가 담긴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세상은 젊은이들에게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널리스트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어떤 한 분야에 편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고 파악하는 능력과 전문성을 동시에 지닌 사람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법학을 전공했다고 법에만 능통한 것이 아니고 의학을 전공했다고 의술만 뛰어나기 보다는 다방면에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정받을 수 밖에 없다.

 

저자인 니시베 스스무는 경제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에서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저자는 아니지만 그 자신이 모범적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에 독자들에게 강경한 목소리로 119개의 키워드를 통해 세상을 읽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일본인이 쓴 책이므로 일본이 대상이 되었고 일본식의 사고방식이 배어있다. 하지만 일본을 통해 한국의 사회를 돌아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우리에게도 이렇듯 큰 목소리로 우리의 사회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책이 필요했다는 생각을 한다. 불경기이고 힘든 세상일수록 바른 자세와 안목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너무나 이기적이 되어 버린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대의를 그르치기도 한다. 이런 때일수록 깊이있는 생각과 사회현상에 대한 정확한 개념적 접근으로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정돈해야 한다. 내편 네편으로 편가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제너럴리스트적인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사람으로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알아본다고 생각하자.

그럼 이 책 『학문, 묻고 답하다』를 읽는 동안 한층 성숙해져 있는 지식인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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