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 것을 즐기고 하다 보니 알게된 인터넷의 필객들이 있다. 직업이 작가가 아니면서도 사람의 감성을 어찌나 그렇게 잘 파악하고 글로 표현을 하는지 그분들의 글을 읽다 공감하고 내 안의 깊은 상처에 때론 눈물도 흘리기고 하고 낄낄거리기도 한다. 이 책도 그랬다. 저자가 누군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는 저자와 너무나도 다정한 벗이 되었다고나 할까, 자신의 일상을 그리고 감추어 두었던 속내를 조근조근 이야기 하는 통에 세상에 나 혼자만이 외톨이 같았던 한동안 우울했던 마음을 털어내었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 준듯 했으니까. 사람이 사는 이야기만큼 정감가는 것이 있을까. 하루 세끼를 먹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아주 사소한 일에서 기쁨과 행복을 찾는 것이 인간이라면 이 인간들의 이야기만이 인간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수다.. 어느 블로거의 추천말에서처럼 이것은 수다였다. 커피 한잔을 앞에놓고 몇 시간을 줄기차게 이야기감도 떨어지지 않은 채 떨수 있는 한바탕 신나는 수다가 포털 다음의 우수 블로거 미스트랄의 펜 끝을 통해 전달이 되었다.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그 때도 알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들과 말들이 과거에 있었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실수들이지만 그 실수들로 인해 나는 성장했고 어른이 되었다. 인생이 늘 즐겁기만 하다면 어쩜 기쁨과 반전의 짜릿함에 웃음을 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죽을만큼 힘들었던 사랑의 아픔도 있었고 취업의 순간에 좌절도 있었으며 갈길을 정하지 못해 우왕자왕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모두 빛 바랜 사진 한장처럼 흐릿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그 흐릿함 속에 너무나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며 추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아련하게 느껴지는 거 같다. 저자의 글 속에서는 숲 향기가 난다. 산림자원학과를 전공했으며 숲은 연구한다는 과학자라서 그럴까, 숲을 걸어 보면 느낄 수 있는 포근함과 따스함 그리고 청량감이 글 속에 모두 담겨 있다. 문체에는 현란한 기교나 화려한 미사여구도 없지만 그녀의 글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너무나 평범함 일상들이어서 그 안에서 저자가 겪었을 사랑도 이별도 일도 가족도 여행도 사람도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일상들이 가장 소중한 것이었음을 알기에 그래서 더욱 공감되게 읽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언젠가 수필을 써 보고 싶다는 조그만 소망이 생긴다. 내 일상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겁이 나는 일이긴 하지만 그녀의 글을 읽고 내가 아련한 향기에 취할 수 있었던 것 처럼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만의 추억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설레기도 한다. 소설처럼 긴장감있는 구도는 아닐지라도 삶의 희노애락에 용기도 얻고 희망도 생기며 땀 흘린 후 머리카락을 넘겨주는 바람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글을 나도 쓸 수 있을까? 내 잔잔한 일상에 저자가 물수제비를 만들어 놓은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