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농사일기 - 솔방울 그림책
이제호 지음 / 소나무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주름진 할머니의 웃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인 표지와 크기에 반해서 보게 된 책으로 제목에서처럼 매 달 농사짓는 일들을 기록하여 일기라고는 하나 아이들에게 할머니가 다정하게 이야기 해 주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농사를 짓는 일흔 한 살의 김용학 할머니는 자식들, 손자들 한테 정성껏 가꾼 농산물들을 나눠 줄 생각을 하며 농사짓는 일을 기쁘게 생각하는 마음이 글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삽화의 생생함에 웃는 할머니의 웃음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읽는 내내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한.... 

벼농사를 짓는 방법이 볍씨를 소독액에 담궈 싹을 틔우는 것에서 부터 모종을 키워 모판, 모내기등 농사짓는 모든 방법이 자세히 나와있다. 또한 농사를 짓는 짬짬이 간장이나 된장등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우리의 할머니나 어머니 세대가 지나면 맛난 간장과 된장을 어떻게 먹을 수 있을지가 걱정되기도 했다.

 가을로 접어드는 이 가을에 이 책이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 주었다.

 정보페이지엔 낫이나 호미, 북삽, 쇠스랑, 지게, 고무래, 도리깨,나 여러가지 삽등 농사를 지을때 꼭 필요한 농기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다른 책과는 달리 설명과 그림 또는 사진만 달랑 있는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따로 아주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북삽은 이 책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인데 옛날에는 없었던 것으로 요새 새로 나오는 농기구란다. 고추 모, 배추 모, 감자를 심을 때 흙을 긁어서 뿌리 쪽을 도톰하게 덮어 주기가 참 좋다고 한다. 이렇게 흙을 덮어 주는 것을 '북준다'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름도 북삽이라 붙여진것인가 보다.

또 하나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것이 음력이 농사를 지을때에 필요한 것인 줄 알았는데 양력이 농사를 짓는데 더 필요하다는 것과 음력은 바다에서 고기 잡는 분들에게 더 필요했다는 사실이다. 아~ 그랬다. 조금이나 사리등이 모두 달과 관련되어 있고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잘 이용하여야 배를 띄울 수 있었고 그래서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잘 알아야 했다. 우리가 게를 살때 보름 게는 살이 오르고 그믐 게는 살이 빠진다는 것이 바로 달의 변화와 맞아 떨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니 무릎을 탁 칠 만 했다.

마지막으로 절기와 세시를 읽으면서 이 내용은 학교에서 아이들의 숙제 때문에 많이 보아왔던 내용이었으나 절기와 세시가 씨줄과 날줄로 한 해를 짜고 있다 하며 설명을 해 주는데 너무나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게한다.

열 개의 절기와 세시 뿐만 아니라 우리의 4대 명절 중 한가위나 설등은 중요시 하여 휴일로 정하였으나 그에 반해 단오나 대보름은 명절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했다.

동그란 표에 절기에 따른 농사 시기를 그림과 함께 그려두고 있어 모내기를 언제하는지 고추를 언제 심는지 진달래가 언제 피는지 메주나 김장은 언제 담그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다.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쌀이 밥이 되기 까지는 아흔 아홉 번의 수고가 든다하는데 그 정성과 수고를 잊지 않아야 함을 새겨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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