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아이 ‘공부 키높이’ 엄마 ‘마음 키높이’ 맞춰야
[동아일보] 2006년 08월 22일(화) 오전 03:08 
[동아일보]“아이가 이번 학기에는 공부에 흥미를 느낄까.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비법은 없을까.”새 학기를 맞이할 때 학부모는 자녀만큼 긴장한다. 학부모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만 아이는 뒤처져 있을 때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아이의 상태에 맞게 학습지도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수석강사인 정명애(57) 씨는 “학습능력과 학습의지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며 “유형에 따라 지도방법을 달리하면 아이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 씨는 △학습 능력과 의지가 모두 없는 아이 △학습 능력은 없지만 하려는 의지는 있는 아이 △학습 능력은 있지만 의지가 없는 아이 △학습 능력과 의지가 모두 있는 아이 등 4가지로 나눴다. 또 이 유형에 걸맞은 부모의 태도를 △지시형 △설득형 △참여형 △위임형의 4가지로 분류했다.

■ 학습능력-의지 모두 없는 아이화 내거나 과도한 칭찬 금물▽지시형=산만하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부모의 태도다. 학습 능력과 의지가 없는데 공부하라고 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이럴 때는 공부의 이유와 방법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가르쳐 줘야 한다. 숙제를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할 수 있게 지켜보면서 도와주고, 다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과제의 질을 따지는 것은 무리다. 일단 과제를 완성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글씨가 비뚤비뚤해도 다시 쓰게 하면 안 된다.

정 씨는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과도한 칭찬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일단 한 가지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상세히 가르쳐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 학습능력 없고 의지 있는 아이격려와 칭찬 아끼지 말아야▽설득형=공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지만 능력이 없는 아이에게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방법을 다 가르쳐야 한다.

부모는 학교 숙제 정도는 하지만 다른 공부를 할 줄 모르는 아이에게 다른 것을 폭넓게 배울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숙제의 질에 신경을 쓰고 백과사전이나 참고서를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자. 뭔가 해보겠다는 아이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성취감을 맛보도록 도와줘야 한다.

가르쳐 주는 대로 잘 따라하면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을 조금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학습능력 있고 의지 없는 아이일일이 가르치면 공부 질려▽참여형=학습 능력이 있지만 의지가 없는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부모와의 관계다.

“다 할 줄 알면서 왜 이렇게 성의가 없니?” “이때는 이렇게, 저때는 저렇게 해라” 등의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야단을 치거나 공부방법을 일일이 가르치면 아이가 질리기 쉽다. 이미 공부법을 알고 있지만 게임, 친구 등에 빠져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를 감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도와주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아이가 느끼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잘할 때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가 잘못할 때는 스스로 다시 공부할 생각이 들도록 대화를 통해 유도해야 한다.

■학습능력-의지 모두 있는 아이공부 진행상황 수시 파악을▽위임형=능력과 의지가 있는 아이는 그냥 맡겨 놓으면 된다. 완전히 손을 떼라는 말은 아니다. 아이들이 언제든 4가지 단계를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가 현재 어떤 공부를 어떤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잘 지켜보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주고 아이들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면 도움을 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정 씨는 “아이의 학습 능력과 태도가 발전하는 데 따라 부모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부모가 자녀를 잘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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