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이들이 온다 사계절 1318 문고 83
윤혜숙 지음 / 사계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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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책이 흔해지고 어렵지 않게 책을 빌려볼 수도 글을 읽는 일이 어렵지 않으나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자 만능 엔터테이너는 아니었을까? 아님 말고~^^

시대가 변해 앞으로는 종이책도 사라질 질지 모를 위기에 처했다. 교과서도 전자교과서로 바뀐다는 발표도 있었잖은가. 그러니 책을 읽어주는 행위 자체가 매우 낯설어질 수도 있겠다.

 

1920년 근대, 식민지 시기의 경성은 이제 막 무성영화가 들어와 변사가 지금의 아이돌처럼 인기를 끌던 때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꺼리낌 없이 받아 들일테고 또 다른 사람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타까움이나 의리로 고민해야 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야기꾼인 전기수가 종로통이나 청계천 근처에서 목소리를 바꿔가며 맛깔나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로 부터 전해지는 목격담은 직접 보기 전엔 믿기 어려울 만큼 신기함에 영화를 동경하게 된다.

서양의 문화를 끌어와 연애나 전쟁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라는 것은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으리라. 마치 날 것 그대로를 보여 주듯. '금방이라도 옥양목을 뚫고 나올 것 같던 기차'란 표현에서 짐작 할 수 있듯 당시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신기했고 당연히 그곳으로 눈이 쏠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변사의 인기는 새로운 직종으로 인기가 높았을테고.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지, 눈이나 귀를 홀리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라는 말이 동진에게 와 닿기는 커녕 오히려 스승에게 반발심만 생기고 전기수를 그만두고 변사의 길로 가려한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이야기에도 힘이 생긴다'는 동진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책이 됐든 다른 것이 됐든 아이들은 책보다는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에 의해 보여지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책의 세계로 끌어들일까는 그래서 고민인 것이다.

 

<뽀이들이 온다>는 '전기수'라는 다소 낯선 직업에 대해서 또 강점기에 일본은 공연장까지 감시의 눈길을 뻗었고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저항하려 했는지 등을 엿볼 수 있다. 또 방정환이 번역한 세계명작집 <사랑의 선물>이란 책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동화책이란 것도 설명되었다.

 

"두고 보라고. 책보다 영화가 대세인 세상이 될 테니까. 전기수는 지는 해고, 변사는 뜨는 해야"(21쪽)

비록 전기수는 사라졌지만 책은 여전히 굳건히(?) 존재한다. 책의 생명력을 믿고 싶다. 아직은 손끝에 만져지는 종이의 느낌과 책장을 넘기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전자책보다는 더 좋다.^^

 

사라지는 직업도 무척 많고 새로운 직업도 매우 많다. 그렇기에 책은 이렇게 묻는다.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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