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빛나는 순간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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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을 때 심신이 무척 피로했을 시점이었다. 조금 미루었다가 읽을까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으나 몸이야 힘들건 말건 머리속이 복잡하건 말건 습관처럼 책을 들었다. 이금이 작가의 신작이 아니었더라면 저만치 밀어냈을지도 모를 일.

'전작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성장소설'이란 말에 '작가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시 한 번 변신에 성공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란 말에 '파격' 혹은 '화려'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읽어내려 갔다.

 

인생에 있어 봄날과 같은 이십대 초반은 어쩌면 어정쩡할(?) 수도 있는 시기이다.

많은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유로운 날개를 달고 훨훨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지금까지는 부모의 전략대로 움직였다면 이제부터는 자기 앞에 놓인 삶을 온전히 자신이 선택해야 만한다는 부담감도 클 테고. 그것은 그만큼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아지고 고민과 갈등을 하고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스스로 버린 길에 대한 후회와 미련, 아타까움을 늘 짊어지게 된다.

우리네 인생이 언제 계획대로 움직이던가. 피한다고해서 피해지는 것도 아니고 후회한다고 해서 되돌릴 수도 없는 걸. 운명을 믿지는 않지만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 내는 것이야 말로 인생인 것을~

그 또한 자신의 선택이잖은가.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다 보니 다시 내 아이의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부모라는 이유로 내가 자식 인생에 너무 관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어른이라고 해서 결코 더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내 경험이나 보고 들은 것에 의해 아들의 미래를 결정지으려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다.

일반고에서 갑자기 특성화고로 옮긴다고 하는 아들 녀석에게 네 인생이니 네가 선택하라고 물러나 있는게 어렵기에 심란하기만 하다.

한가지 반가웠던 것은 늘 어영부영하는 것 같아 갑갑하고 못 마땅해했는데 나름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거.

 

책 속 지오와 석주, 은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은 수없이 많은 선택이라는 기로에 서야만 한다. 그 선택이 어떻든 책임감을 갖고 열심을 다하길. 그것이 네 인생이고 얼음처럼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 낼 것이므로.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 아니것나. 사는 기 평탄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고난이 닥쳤을 때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마 그제사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다."(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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