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상자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3
김인자 글, 김보라 그림, 김현 음악 / 글로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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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란 단어는 많은 궁금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표지는 전혀~

말 그대로 비밀스럽게 가기위한 의도였을지 몰라도 나같은 무지한 독자는 의도를 알아채지도 못하고 그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부각된다. 매우 미안한 말이지만. 어쨌든 그림책인데 책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인 표지는 매우 박한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CD를 통해 동화를 들려주는 일은 특별하지 않지만 제목은 매혹적이었다.

상자엔 어떤 것이 숨겨 있을까?

책을 읽기전에 나름 상상을 하게 된다. 굳이 아이들에게 독후활동으로 시키지 않아도 말이다.

어른도 그럴진데 상상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지.^^

수첩이든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낙엽이든 어떤 경우엔 작은 돌멩이 조차 아이들에게 작더라도 의미가 부여되면 소중한 물건이 되듯 비밀상자를 만들어 차곡차곡 숨겨둔다.

책 속 주인공은 어떤 물건이 비밀상자에 담겨있을까가 궁금했다.

연이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산다. 시장 어귀 좌판에서 생선을 팔아 물고기 할머니, 귀가 어두워 큰 소리로 말해서 천둥할머니라고 한다.

좋아하는 계란 입힌 소시지부침 반찬을 했으니 얼른 일어나란 말에도 꿈쩍 안하는 연이는 "정말 안 일어날 테냐? 그럼 할미 어야 간다."는 말에는 '제트기보다 빠르게 슈웅 뛰어 나온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혼자 남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든 버려졌든 간에 일반적인 조손 가정이 그렇듯 할머니나 손자나 서로가 의지하며 산다.

어느날 구멍난 고무신을 꿰매는 모습을 본 연이는 할머니께 선물을 사드리려는 기특한 생각을 한다.

씨앗할머니에게 고무신이 비싸냐고 묻는데 "신발은 사 주는 거 아니다", "새 신을 사 주면 그 신 신고 멀리 도망간다는 말이 있거든."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우리 할머니는 내 편이랬어요. 나 혼자 남겨두고 아무데도 안 가실 거라고요!"하는 연이의 말이 너무 슬프다. 그럼에도 연이의 책상 세 번째 서랍 안 초록색 비밀 상자에는 새하얀 고무신 한 켤레가 들어있다.

정말 할머니가 새 신을 신고 멀리 떠날까 두려운 마음을 가진 연이가 할머니께 기쁘게 선물을 드릴 수 있을까.....그래서 책은 마냥 따듯하고 훈훈하다고만 말하기 어렵다. 책소개에는 '조손가정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지만 난 우울쪽으로 맘이 더 기운다.....

그래도 연이가 할머니와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표지와 본문의 그림 속 고무신을 꿰매는 실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것도 길게길게 연이의 행복을 빌어주는 작가의 마음이자 의도로 읽힌다. 연이야, 오래오래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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