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상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5
김광성 그림, 박완서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의 어린시절을 그린 성장소설이라 할 대표작으로 오래전에 읽었다는 기억만 있는 책이다-.-;;

표지에 쓰인,

'서울 아이들은 알기나 할까. 쫙 깔린 달개비꽃의 남색이 얼마나 영롱하다는 걸. 그리고 달개비의 이파리엔 얼마나 고운 소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이란 문구는 매우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서울 촌년인 나는 남색의 달개비는 알지만 싱아는 전혀 모르겠다.

문학작품으로서 훌륭한 작품인 이 책이 만화로 나온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중.고등 교과에 실려 있다는 이유로 판로가 보장되어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출판사측의 기획의도는 좀더 그럴듯하게 포장해 말하겠지만.

어쨌든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아이들에게 만화로나마 읽히고자 하는 것에는 찬성이다. 그저 재미를 추구하여 쓸데없는 말장난 같은 것이 난무하지만 않는다면. 의례 출판사에서 말하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딱딱하고 건조해도 곤란하지 않을까. 다행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같은 작품은 그닥 어렵거나 한 책은 아니지만 말이다.

작가의 자전적 면모가 아주 진솔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세 살에 아버지를 여의어 할아버지의 각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 완서.

서울로 진학한 오빠에 이어 완서마저 개성 박적골에서 서울로 상경시킨 어머니는 당시로는 반란이라 할 만하다. 맏며느리로 시부모 모시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는데도 눈 깜짝하지 않고 감행한다. 또한 자식을 위해서라면 위장 전입도 불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신여성에 대한 무한 동경으로 딸의 머리도 싹둑 자른다. 삭바느질로 어렵게 생활하지만 자존심만은 굽히려 들지 않는 성격 등이 매우 잘 표현되어있다.

시대적 아픔과 넉넉치 못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추억이란 이름으로 몽글몽글 아름다운 수채화처럼 연상되는 작품이다. 아련한 기억이란 창고에서 행복이란 단어를 퍼올리는 것 같이.....

1권 말미에서야 창씨개명에 대한 것이 나오고 있어 일제강점기 일본이 저지른 더 많은 침탈의 현장은 2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난 아직 싱아를 모르지만 그것은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이자 그리움이 섞인 민족성은 아니었을까....

시간에 따라 같은 책도 다르게 읽힌다더니 엄마가 되고서는 책 속 어머니가 더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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