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난 너를 사랑해 -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새로운 세계
홍새나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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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아이는 지적장애와 ADHD를 가진 아들 진한을 말하지만 어떤 아이든 부모에게 특별하고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식을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더구나 사춘기를 통과하며 불쑥불쑥 올라오는 화는 '사랑'대신 '미움'이 싹튼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서 그렇지 뺨이 빵빵해지도록 바람을 모아 풍선을 불듯 매일 풍선을 불어대고 있다. 미성숙하고 자기 감정 절제를 못해서라고 해도 좋다. 그것이 사실인 것을....

늘 느끼는 거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참 대단하다. 조물주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랑을 가졌고 더 잘 견디는 사람에게 아이를 주는 것이라고 말하기엔 참 가혹하게 들린다.

난 자기 방어가 강한 사람이라 절대 드러내 놓고 내 아이가 이렇다라고 하는 것 조차 어려운 사람이다.

그렇기에 사랑을 쏟아 장애 아이를 키우며 온전히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부모를 보면 존경스럽기 그지 없다. 신이란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자폐인 아들을 키우는 남편 친구는 세상을 향한 분노 게이지가 매우 높다. 그전엔 분명 안 그랬을 것이다.

그 분노가 자신도 모르게 타인을 해하는 것으로 이어질 정도로.

서울대병원 암센타 연구원을 했을 정도로 유능했지만 아들의 양육으로 그만둔지 오래다.

이후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또 다른 친구에게도 엄청 몰아부치는 등 주위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나라 복지는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에게 온전히 양육의 모든 책임이 쏠려있다. 일정부분 사회와 국가가 부담해 주면 좋을 텐데 적은 예산 편성임에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도 예산이 부족하단 이유로 삭감하지 않으면 좋겠다. 이들 부모는 경제적인 부분 외에도 사람들의 눈총이나 편견에 충분히 힘들다.

그래서 이혼율도 일반 부부에 비해 훨씬 높다.

'부부를 맺어주는 결혼식을 성대히 하는 것은 그 두 사람의 사랑을 약속하는 것뿐 아니라, 그 결혼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지켜봐달라고 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94쪽).

특히 장애가 있는 가정은 정말 필요하다. 부부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이웃이나 다른 가족들이 아이를 맡아주는 것도 그 한예로 들고 있다. 미국은 '자폐증을 위한 날개' 프로그램이 있어 장애아를 데리고 비행기 여행을 하기가 수월해 지고 있다. 공항에서 예행 연습도 하고 가족이 핀을 달거나 티셔츠를 입어 주위의 양해를 받거나 공항 직원의 손쉬운 도움을 받게 하고 있다. 레스핏 케어라는 정부의 지원이 있기도 한데 미국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예산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 대안으로 대학의 교육학고, 특수교육학과, 재활학과 같은 곳에서 학생들의 실습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우리도 이를 적극 받아들이면 좋겠다.

 

저자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아이를 키웠기에 좀 더 수월했을 수 있다. 주위에서도 그런 사람을 본다. 아이가 조금 특별해 미국을 선택하는 것을.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온전히 부모가 감당하라고 하는 사회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다.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은 그의 잘못도 그 부모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는 장애인을 우리 안에 받아들임으로써, 그들뿐 아니라 우리 누구도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세상은 다듬어지고 완성되어 가는지도 모르겠다.(142쪽)'

 

책은 장애를 키우는 부모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아주 많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육자 스스로가 행복해야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난 그런 상황에서 내 아이가 정말 축복이야....라는 말을 하는 건 대단히 어려울 것 같다. 부모로서 함량 미달이라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인지 이런 책을 내는 부모들을 보면 대단함을 넘어 존경심이 드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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