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아빠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2
가타히라 나오키 지음, 고향옥 옮김, 윤희동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11년만에 나타난 아빠.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나타난다면 쉽게 마음을 열고 아빠에게 다가가 부대끼며 살갑게 지낼 수 있을까.

소년은 마음으로부터 아빠를 받아들이지 못해 악어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것도 생선 썩는 냄새가 진동하기까지 하니 아빠를 저 멀리 밀어내려는 마음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축구광인 소년은 어쩌면 아빠가 지역 축구단에서 불명예스럽게 방출되어 떠나게 되어 주변 사람들의 수군거림과 비난을 늘 감수해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용서하기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보이는데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고, 들리는데 들리지 않는 척하는 '장님.귀머거리' 스위치를 작동시키는 것도 자신의 아빠인 벨라스노어 때문에 비난을 당해 오면서 필요에 의해 저절로 몸에 습관처럼 익은 것에서도 아이가 겪었을 마음의 짐이 어떠했을지 알 수 있다.

그동안 잠자리에서 읽어주던 책을 악어인 벨라스노어가 읽어주겠다며 들어와 방에 굴러다니던 풋살 공으로 능수능란하게 공을 발등에 올리거나 튕기며 가지고 논다.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은 여태껏 그처럼 능숙하게 공을 다루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런 악어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려하지만 자꾸만 눈길이 간다. 머릿속으로로는 나쁜 녀석이라며 용서할 수 없다고 다짐을 하지만 그것과는 반대로 마음이 조금씩 흔들린다.

급기야 엄마 침대에서 잠든 악어를 목격한다. 뻔뻔하게도 악어는 셋이서 사이좋게 누워 자자고 하지만 그럴수 없다. 이제까지 엄마 침대는 자신이 태어나고부터 쭈욱 자신만이 엄마 옆을 차지 할 수 있었던 것이기때문이다.

이렇듯 반항하고 갈등하는 소년의 심리가 아주 잘 표현되어 무척 재미있다.

 

불쑥 소년에게 축구 경기를 보러 가자고 하는 악어. 그토록 원하던 로케티의 경기를 직접 보고 싶어 했는데 하필 악어와 함께라니. 엄마한테 수없이 졸라도 꿈쩍하지 않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적당한 핑계가 없다. 아니 정말은 가고 싶다.

그렇게 경기장에 간 소년과 악어는 함께 응원하고 함께 '승리의 노래'를 부른다. 그제야 아빠인 악어의 몸에서 생선 썩는 냄새가 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아빠는 또 떠나야 한다고 한다. 아직 소년은 아빠라고 불러보지도 못했는데....

 

이 책은 축구를 매개로 아빠와의 갈등과 화해를 매우 잘 그려내고 있다.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순식간에 이뤄진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드러내 보이진 않아도 아빠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함께 살아도 데면데면 하거나 썩 사이가 좋지 못한 경우도 흔하다. 함께 산다고 마음의 거리까지 가까운 건 아니니까. 특히 아빠와 자녀의 거리는. 하지만 아빠와 함게 축구든 야구든 함께 땀을 흘리다 보면 그 거리가 조금씩 좁혀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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