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의 국토 기행
원영주 지음, 이수진 그림, 권태균 사진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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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읽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행문을 통해 들여다 볼 생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는 순전히 아동책에서 기행문이 드물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싶다. 어쩜 내가 모르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기행문은 아마 교과서에서나 배우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많이 나오는 여행서가 아니라면.

그런데 기행문과 여행서는 뭐가 다른거지???^^

 

어쨌거나 제목도 표지도 매우 흥미로웠다. 우선은 교통수단이 없던 시절이니만큼 옛 선비들의 국토기행이라면 당연히 주구장창 걷는 것외에는 달리 방법도 없었을테고 그만큼 힘들었을 것은 당연. 쉬엄쉬엄 천천히 걷는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 여유로웠을테니 멋진 풍경을 묘사하는 것도 남달랐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중 흥미로웠던 것은 임진왜란 때 불타 버려 폐허와 다름없는 경복궁을 묘사해 놓은 부분이다. 근정전 앞에 세 단으로 된 계단만 휑하니 남아 있는 모습과 계단 모서리에 조각되어있던 석상에 대한 부분이 그것이다.  유득공의 <춘성유기>에서 일부분이지만 함께 동행했던 이덕무의 "어미가 죽으면 새끼가 대를 이어 궁궐을 지키라는 의미인 것 같군."에서 보여지듯 슬픈마음과 더불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또하나 눈길을 끈 것은 남효온의 <유금강산기>에서 당시 양반이었을 선비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사실 도포를 벗었는지 입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뭇가지를 꺾어 그 위에 올라앉아 폭포의 물결을 따라 물썰매를 타는 모습은 영 그리지지 않는다. 선비라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만큼 재미를 쫓고 싶은 마음이야 다를까 싶었다.

이렇게 우리 나라 방방곡곡, 지금은 갈 수 없는 북한지역까지 기행문을 통해 조금이나마 머릿속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그리는 시간을 갖게 한다. 무겁지 않은 글에서 호연지기나 인생에 대해서 선조들의 생각과 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전문이 아니라 일부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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