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에 가고 싶다 - 네버랜드 나미나라로 떠나는 네버엔딩 스토리 여행
강우현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마침 강변가요제 리허설 중이었다.

한낮 땡볕에 셔츠가 흠뻑 젖은 모습이 멋있었던 이문세. 

내게 남이섬의 기억은 그랬다.

20여년도 더 된 일이지만 그렇게 추억으로 남아있는 그곳을 한 번 갔던가 말았던가조차 헛갈리지만 첫 번째로 갔던 유원지였던 남이섬은 텐트촌도 있었고 꼬마 기차도 있었고 놀이기구도 있었다.

배를 타고 들어간다는 것이 좋았을 나이.

이후 남이섬은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해졌다. 드라마를 보지 못해서였는지 한낱 드라마 촬영지라는 것외에 그닥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또 시간이 흘러 몇몇 블로거를 통해 본 남이섬은 많이 달라져있었다. 무엇보다 유혹적이었던 것은 세계책나라축제를 개최했던 일이다. 수만 권의 책을 섬에 깔아 놓고 책과 함께 마음껏 놀게 한다는 컨셉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한다. 남이섬의 세계책나라축제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축제의 반열에 올랐을 정도로 해외에서 가치를 인정하는 국제 행사로 자리잡았다. 엄숙하고 심심한 분위기는 진즉에 내다버렸다는 말대로 남이섬 전체를 스케치북 삼아 마음껏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갔다. 형식적인 틀에 맞추려 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신화는 없었을테지만 책을 통해 엿본 남이섬은 사계절이 모두 다른 색깔과 매력을 주는 것 같다. 보통의 우리나라 관광지는 한 철 장사로 일년을 먹고 산다면 남이섬은 그러한 것을 탈피하고자 했다. 우리나라 어디들 가도 관광지의 기념품이 비슷하고 색다른 것이 없어 다른 나라와의 경쟁력에서 많이 밀린다고 생각했는데 남이섬에서 특색있는 기념품은 소주병을 재활용하였다는 것이다. 남이섬엔 재활용이 정말 많다. 남들이 보면 하찮고 시시한 것일지라도 강우현의 아이디어를 통하면 근사한 것으로 다시 태어난다. 낙엽의 운치를 즐기게 하려고 송파구에서 얻어온 은행잎을 깔아 송파은행나무길을 만들었고, 종로에 있던 삼성증권 본사 사옥을 태평로로 이전하면서 사용하던 유리를 상상마루라는 이름의 분수대를 만들어 쓰고(그래서 상상마루 유리에는 지금도 증권조사파트, 채권분석파트, 감사파트 따위의 부서 명칭과 삼성증권 로고가 그대로 붙어 있다고 한다) 또 80년대 크라운맥주로부터 기증받은 여인상이 처리 곤란한 애물단지로 내버려져 있었는데 남이섬 선착장 강변에 세워놓아 안데르센 동화에 등장하는 인어공주가 되었다. 이름에 불과한 인어공주가 아니라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진짜 인어공주 동상과 동듣하 자젹을 갖추었고 국제아동도서협의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렇듯 남이섬 공예원으로 모인 쓰레기가 그럴 듯한 모양의 관광상품으로 부활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거창하게 녹생 경영이니 하는 구호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돈이 없어서 재활용을 시작했고 쓰레기가 너무 많아 더이상 버릴 데가 없어서 시작된 것이 남이섬 최고의 관광자원이 쓰레기라 불리게 된 것이다. 재활용 비율이 70%로 이른다니 대단하다.

그가 다름에 대처하는 자세는 비록 밥플렉스라는 건물 구석에 위치했지만 이슬람 기도실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가장 특이하게 변모한 것은 남이섬을 국가 형태로 표방하여 나미나라공화국이라 하여 특수 관광지로 가꾼 것이다. 몇 년전 모 출판사로부터 받은 티켓이 나미나라공화국 입장권이라 표기되어있었는데 그때 나는 그 표를 들고 이건 뭐??? 하며 마뜩잖게 생각하면서도 참 특이하다라고 생각했더랬다. 철두철미하게 특이하고자 한 것들이 보이긴 하지만 정말 그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아서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지만 그리고 여러 시도가 좋기는 하지만 각 지방자치단체로 부터 기증받거나 해서 옮겨온 것들로 인해 잡탕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로 인해 그가 애써 가꾼 남이섬을 폄하하고 싶은 맘은 없다.

나미나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곳은 아니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진 남이섬. 어디 갈때 없을까, 할 때 남이섬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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