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조선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이 담긴 장승업의 걸작 '매'

아트 어드벤처 : 장승업의 매 ㅣ 아트 어드벤처 한국의 예술가 3
모비 글, 이정태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8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과 함께 오원 장승업은 조선 시대를 풍미한 천재 화가로 삼원(三園)이라 불렸다는 것을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김홍도나 신윤복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알지만 장승업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반갑기 그지없다. 만화면 아떠랴, 그 속에 담긴 정보까지 우습게 볼 것은 절대 아니다. 요즘 학습만화의 질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물론 만화마다 편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대체적으로 학습만화나 교양만화라 불리우는 책들이 한 번 읽고 마는 동화보다 하위취급 받을 이유는 없다.

어떤 만화는 그 내용을 소화하기도 버거울 지경이다.

중인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된 장승업은 역관인 이응헌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다. 예술가는 물론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하겠지만 전생에 화가였든 그렇지 않든 재능을 하늘에서 내리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평생 붓자루도 쥘 줄 모르는 삶을 살았던 그가 절로 그림이 그려졌고 그 그림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큼 뛰어난 솜씨였다면 그것이야말로 천재가 아닐까.

일자무식인 오원은 실제로 제 이름 석자도 제대로 쓰지 못했음에도 그의 그림 속 글씨가 보인다. 이는 대부분 안중식과 조석진에 의해 완성되었다. 낙관을 찍는 일부터 완성되지 않은 그림을 끝내면서 조선 말기 장승업의 화법이 현대 화단에 맥이 닿도록 이식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어째든 장승업은 영모화, 인물화, 기명절지화, 산수화 등 다방면으로 재능을 드러냈고 고종의 총애를 받지만 도화서를 박차고 나와 술집을 전전한다.

장승업이 활동하던 조선 말엔 일본인의 행패가 심각했다. 방곡령이 해지되었다고는 하지만 굶어 죽어가고 세도 정치의 폐단으로인한 부패한 정치적 상황 등이 맞물려 백성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서양문물이 물밀듯 들어오는 격변기에 오원 장승업의 그림은 자유로운 영혼을 예술로 꽃을 피웠다.

예술의 훼방꾼인 AAA의 음모에 맞서는 AS 센터 어린이 요원 라온과 천동과 더불어 말자가 귀신 놀이하듯 맞서 싸우는 마지막 장면은 재미도 있지만 통쾌하기까지 하다.

귀신 얘기라면 아이들이 굉장히 열광하는 편인데 이 책은 단지 귀신이 아니라 예술가 장승업에 대한 정보까지 전달하고 있다. 앞서에서 말했든 만화기때문에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한국 예술가를 알게 되지 않을까. 다음 권은 누구를 기획하고 있을지 무척 궁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