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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민 이야기 - 이주와 다문화의 지구촌 ㅣ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20
소피 라무뢰 지음, 기욤 롱 그림, 박광신 옮김 / 상수리 / 2012년 7월
평점 :
상수리의 호기심도서관 시리즈는 내가 '그린 에너지'시리즈를 통해 좋은 인상을 받은 출판사이다.
출간되는 책을 살펴보면 책에 따라 만족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루고 있는 내용은 대체적으로 '호기심 도서관'이란 타이틀에 맞게 호기심도 생기고 전달하는 정보의 내용이나 질도 높은 편이다.
좋은 인상을 받은 또 하나는 번역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췄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의 굴곡진 이민사는 물론 현재 농촌을 중심으로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상황 설명이 매우 눈에 띈다. 이전에 다른 책에서 읽었던 <에네깬 아이들>이란 책이 생각났다. 멕시코 에네캔 농장에서 용설란이라 불리는 예리한 가시가 있는 식물을 베는 고된 강제 노동을 했던 것이나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한 고려인들이야말로 코리안 디아스포라라고 생각된다. 흔히 유대인들만이 디아스포라((Diaspora)를 겪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우리도 다를바 없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대목은 이민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설명한 부분이다.
이민을 받아들인 나라에서는 이민자들이 자기나라 사람들에게 '동화'되어 잘 섞여 살게 되면 그것이 곧 정착이 잘 되었다고 여겼는데 70년대 이후 동화 정책이 비판받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서로 다를 권리가 있다는 점이 무시되어 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부분은 대단히 중요하고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이제껏 다문화 다문화라고 말로만 떠들었지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티가 났다고나 할까?
'다문화주의는 한 사회에 여러 문화가 함께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예요. 다문화 국가라는 말은 다양한 문화가 공공기관까지 고루 퍼져 있을 때를 말한답니다. 예를 들어, 신문에 다른 언어를 함께 쓰거나 학교에서 다른 언어들을 함께 사용하거나 결혼식을 다양한 방법으로 치르는 경우를 말해요'
이렇게 이민 온 사람들이 그 나라의 규칙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이 살아온 문화를 따르며 사는 통합 정책으로 바뀌고 있는 흐름인데 과연 우리의 다문화주의는 동화에 까까울까, 아니면 통합에 가까울까.
우리나라는 절대적으로 '동화'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통합에 근접한 정책을 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은 더더구나 없다. 정부에서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듯하다.
결혼 한 열 쌍 중의 한 쌍이 외국인과의 결혼인데 이것은 가벼이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다문화와 관련하여 여러 방식의 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더 많은 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한 이해의 폭이나 깊이가 아직 한참이나 부족하기에.
그들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도 문제고 특히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 대한 우월의식 같은 것은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접근하고 문제를 건드려 줘야 한다. 다문화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에 들어섰다는 사실이 변치 않는 이상 이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끌어안아야하지 않을까.
'다양성의 인정'을 말이 아닌 마음으로 옮겨진다면 쉽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말처럼 쉽지 않은게 문제지만...
암튼 다문화주의를 이해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