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스스로 오지 않는다 - 1퍼센트 희망의 승리
레이마 그보위 지음, 정미나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내 생각에, 외지인이 남의 나라에 가서 그 나라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문화적 배경이 달라서 외지인은 보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내가 미국에 가서 그곳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심지어 그곳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문화가 지배하는 지역이라도 말이다. 참혹한 분쟁을 이겨 낸 사람들은 굶주리고 필사적일지는 몰라도 최소한 '멍청하지는 않다.' 그들 중에도 평화의 촉진 방법에 대해 대단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있으므로 현지인의 의견을 두루두루 물어야 한다.' (294쪽)

 

 가끔 뉴스에서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의 내전 상황을 화면으로 보내주어도 그게 어느 나라였는지 기억하지 못할만큼 라이베리아의 내전은 우리나라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한다.

또한 아프리카 여자들의 인권은 매우 충격적일만큼 열악하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할례나 성매매 등은 너무나 흔해 식상할 정도다.

한 편으로는 지루한 감도 많고 레이마의 활동 전개의 일부는 이렇게까지 알아야 하나 싶었다. 특별히 충격적인 사건 전개가 없어서 일지도 모르고 이전의 다른 책들은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기에 이 책은 덤덤하고 재미없었다.

관련 책을 볼 때마다 그 끔찍하고 잔인함에 치를 떨면서도 이런 책을 굳이 찾아 읽게 되는데 특별히 어떤 이유때문이라고 콕 찝어 얘기하기는 어렵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으로라도 함께 연대하고 그들의 불행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고.....

 

앞부분의 레이마는 행복해보인다. 

그러나 1부의 제목부터가 불행을 암시하고 있어 읽으면서도 조마조마 했다. 과거형의 문장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결국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므로.

전쟁은 어린이나 여성들의 피혜가 가장 크다. 이 책에서도 소년병에 대한 묘사가 비교적 자세히 나오고 있다. 자신들이 뭘 하는지 조차 이해하기에 너무 어렸던 아이들은 소년병이란 이름으로 총을 들고 혹은 칼을 들고 무자비한 살인마가 된다. 또 전쟁이 끝나도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되기 쉽다. 악몽같은 유년기를 보내는 이들이 부상을 당해 쓸모없어져 내쫓기면 부모도 받아 주려 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은 지난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해 괴로워 하지만 누구도 이 아이들을 반기지 않는다. 반기기는 커녕 증오와 적개심이 대단했다. 그들을 돕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 그 아이들 역시 전쟁의 피해자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전쟁을 시작한 극히 일부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기적인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남녀노소 모두의 인생을 망쳐 놓는 것이다.

레이마는 자신의 첫 결혼 실패를 딪고 평화봉사 프로젝트와 같은 일을 통해 여자들과의 대화의 시간,

일명 '짐 덜기' 시간을 통해 그들이 가진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하고 있다. 이제껏 많이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다.

두어 달전 아주 힘겹게 살아가는 제도권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댁의 취재에 동행한 적이 있다. 그때 수혜자 인터뷰에서 들은 말이 굉장히 오래 가슴에 남았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기가 싫다고, 희망이란 게 없으니 오늘이 지옥이고 내일이 지옥인 것이 가장 힘들거라는 거....나는 그동안 이 사람들에게는 경제적 지원이 가장 절실할 줄 알았던거다. 그러나 희망 없음이 그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웠다는 것은 의외였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여건이 당장이 아니라 미래도 어둡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결국 외지인이었던 것.

주인공 레이마가 그렇게 열성적이었던 것도 반복적으로 호소한 여성의 참여는 이런 이유의 연장이었던 것이다.

그곳의 변화는 반드시 올 것이다. 그 변화를 위해 절대 멈추지 않기를, 희망을 잃지 않기를....

  

 

*오탈자

98쪽 위에서 8번째 : 악명 높았다 => 악명이 높았다

111쪽 위에서 3번째 : 속=>속옷

146쪽 아래7번째 :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 했다=>우대한다고

179쪽 위에서 2번째 : 평생잊지 못할 사람을 =>못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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