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노무현 1
강효산(서훈) 지음 / 까만양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단순히 노무현에 대한 책이려니 하고 읽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소설이란 것을 간과한 듯하다.

온전히 노무현을 만나길 기대했던 터라 조금 방향이 틀어진 것 같기는 하지만 정치 소설이나 추리 소설을 읽는 것처럼 술술 읽힌다.

'사람 사는 세상'을 염원했던 그 사람.

부엉이 바위에서의 사건 이후에야 비로서 소중한 가치를 알았다. 너무 늦어버렸던 것이다.

노란 표지만봐도 반갑고 짠하고 안쓰럽고 죄스런 마음 등이 이런 책을 늘 손에 쥐게 한다.

 

법무관이 된 뒤 미국을 위해 일하는 CIA 요원 정중덕, 고시출신 수사경찰 양성익의 눈을 통해 본 노무현 이야기를 조명했다고하지만 1권에서는 그 둘에 대한 비중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2권에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고 비중이 얼만큼 늘어날 것일지 몰라도 어쨌든 원래의 컨셉에 맞게 달라질 징조는 보인다. 마땅히 그래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제목에 '노무현'을 넣어 책만 팔아보겠다는 얕은 수일테고 그러면 독자들은 득달같이 싸울 준비를 할 테니까.

1권의 후반이 전두환이 물러나고 김대중과 김영삼의 합당을 끝내 이뤄내지 못해 노태우를 당선시키는 꼴을 보여준다. 정치를 아무리 몰라도 단결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할 것이라는 뻔한 사실은 어린 학생들도 알았을텐데 양김은  몰랐을까? 정말 권력욕에 눈이 멀어 전두환의 술수에 제대로 당한 것이란말인가...

패배 후 박천만은 무현에게 출마를 권유한다. 노동전문변호사에 민주화투쟁경력과 인권변호사라는 타이틀, 젊은 신인이란 점에서 김영삼은 이번 선거의 패배를 만회하려 할 것이라며 손을 내밀 거라 예측한다. 무현 역시 거절하지 않겠다며 정치적 입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덕과 성익을 통해 노무현의 소신이나 생각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위정자들 때문에 국민이 희생되어서는 안 되죠. 정치가 무엇입니까. 결국 국민들 보호하겠다는 것이 아닙니까? 나라를 지키라고 준 총으로 정권을 찬탈했던 자가 이제 국민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꼴이로군요." (261쪽)

이런 식의 입에 발린 말은 다른 정치인들도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안다. 그것이 입에 발린 것인지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서 한 말인지를. 그것은 진정성은 누구에게든 보이기에.

두려움 없이 분노를 표현하는 눈빛, 목숨을 걸고라도 달려들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 같은 것들이 글로도 완전히 느껴진다. 그런 무현이 권모술수에 능해야 하는 대통령이란 자리를 차지하여 그런 술수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지 염려했던 중덕의 걱정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 그랬다면 지금 우리는 소중한 분을 잃고 통탄해하는 않을테니.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 했던 에밀 뒤르켐의 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딱 들어맞는다.

정치 소설이 다 그렇듯 우리나라는 미국이란 나라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아니 소설에서만은 아니다. 현실에서도 우리가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상대로 얼마나 독자적인 노선을 갈지 미지수이며 미국이 그렇게 놔두지도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불변의 사실이다.

한 나라 대통령의 죽음에 네오콘(neocons)의 음모라고 믿는 저자의 시각에 픽션의 결합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 2권을 기대해본다.

 

 

*오자

233쪽 첫 줄 : "모래 오후가 어떻겠나?"=> 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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