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북 클래식 보물창고 39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존 록우드 키플링 외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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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으로 친숙한 것을 책으로 읽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물론 우리의 기억은 믿을 게 못되어 분명 몇 장면은 생각나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의 윤곽을 파악하기 어렵다거나 결말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책 <정글북>도 어쩌면 아이들에게 비디오를 틀어주고 나는 딴짓을 했을 수도 있다. 아이들을 키우며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하는 등 밀린 집안일을 했을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어쨌거나 정글북이라하면 야생 늑대소년이랄 할 모글리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데 약간은 주저했다.

일곱 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정글북>은 영국에 최초로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긴 지역과 세대를 초월한 고전이라 할 러디어드 키플링의 대표작이다.

'옮긴이의 말'을 통해서도 언급되었지만 남아프리카의 아프간 전쟁을 목격했음에도 주전론자라는 것이나 인종 차별적 관점, 맹목적인 제국주의적 애국심 등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작품성까지 깎아 내리진 못한다. 동물의 세계를 밀도있게 그려내 신기한 상상으로 빠져들게 한다.

또한 각각의 단편이 시작되는 곳과 끝나는 곳에 삽입된 시는 본 작품에서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여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 한다.

코끼리들의 투마이 시작 부분에 삽입된 운문,

나는 내가 누구였는지 기억하리라.

이제 밧줄과 쇠사슬이 지겹다.

내가 가졌던 힘과 숲에서의 일을 기억하리라.

나는 내 등을 사탕수수 한 다발에 사람에게 팔지 않으리라.

나는 내 종족, 숲 속의 친구들을 찾아가리라.

나는 동이 트고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입 맞추는 대 묻지 않은 바람과

쓰다듬는 깨끗한 물을 찾아가리라.

나는 내 발목에 채워지 족쇄도 잊고,

나를 묶어 놓은 말뚝도 부수리라.

나는 내 잃어버린 사랑과 주인 없는 친구들을 다시 찾으리라!

 

애니메이션으로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정글의 법칙'을 통해 인간 사회를 투영해 봄으로써 약육강식이나 인간의 본성, 관습 등을 생각해 보게 한다.

'정글의 법칙이 가진 미덕 가운데 하나로, 벌을 받는 걸로 모든게 청산되어 나중에라도 두고두고 잔소리를 듣는 경우는 없다'는 것은 인간세상에 사는 우리도 생각해 봐도 좋을 것이다. 특히 엄마들이 아이를 키울 때 저지르는 쉬운 실수가 아닌가 싶다.

또한 모글리는 회의 바위에서 늑대무리와 싸운 뒤 인간 무리로 떠나 그곳에서 마을 아이들 때문에 몹시 화가 났는데 정글의 법칙을 배운 덕에 화를 억누를 수 있다고 했다. 그 법칙이 무언지 나도 배우고 싶다.

단편 「 하얀 물개」는 그 중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좋은 충고라는 것을 알지만 때때로 타성에 젖어 변화를 하려하지 않는다. 이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처한 상황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매우 높은 것을 자주 목격한다. 더구나 목숨을 담보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코틱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섬을 발견하고 보금자리를 옮기자고 해도 말이다.

이렇듯 정글북이 모글리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면 키플링의 또다른 작품이 궁금하지 않은가?

읽어보시라. 재밌는 이야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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