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생기는 아이한테 보여주면 좋을 책

난 멋진 형아가 될 거야 ㅣ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8
이미애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12년 3월

동생을 원하는 마음과 동생을 거부하는 두 부류의 아이들.
어떤 마음이든 충분히 이해가 간다.
혼자만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다 그 관심을 똑 잘라 동생과 나눠야 한다면 썩 좋은 기분은 아닐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인간은 소유욕이란게 있으니까. 그래서 이해할 만큼 충분히 자랐다고 생각해도-이는 순전히 어른의 입장에서 본 것일 테지만 -동생을 시기하고 샘내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형동이라고 다르지 않다. 동생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짜증을 부릴 만큼.

그도 그럴 것이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는 엄마는 형동이를 돌볼 겨를이 없다. 자신의 몸조차 버겁기 때문에 살림도 제대로 해 내지 못하는 지경. 아이의 빨래나 먹을 것은 물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형동이에게 반갑게 맞아주지 못하니 형동이는 이 같은 일이 모두 동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나 가족의 일원 중 누군가는 (대체적으로는 첫째 아이가 되겠다)  엄마를 빼앗긴다는 상실감이 커 퇴행 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고 그 스트레스가 굉장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내 경우도 둘째를 가졌을 때 첫째에게 무척 신경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녀석은 잘때 '동생 죽어!'라는 잠꼬대를 해서 나를 놀래켰다. 

그래서 동생이 생기는 아이를 위해 기획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참 많이 보여줬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 책도 그런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동생이 경쟁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평생 함께 가는 친구이자 조력자로 긍정적인 것을 심어주고자 만들어진 책임이 확연히 드러난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꼬마 아이를 통해 형동은 동생의 존재가 특별한 기쁨을 주는 것을 알게 된다.

형동에게 존경심을 담아 보내는 눈빛이며 졸졸 따라다니며 행동 하나하나를 따라하는 등 일상에서 직접적으로 체험하며 서서히 멋진 형이 되어간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상호 관계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게 될 형제, 자매라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관계.

이제 형동은 동생의 존재가 기쁘기만 하다.

내 동생으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고 할 만큼.

그런데 이 마음이 얼마나 갈까 웃음이 난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