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올 에이지 클래식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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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책을 읽은 동안 계속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어릴적 나는 이런 류의 만화를 즐겨하지 않았으나 이상하게도 노래는 지금도 다른 것에 비해 잘 기억하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동안 기분이 붕붕 떴다. 단순히 노래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게 아니란 것을 책을 읽으면서 확인케 한다.

마치 매슈가 기차역에서 자신들이 입양할 아이가 남자 아이가 아닌 여자아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앤을 입양하고 싶어했던 것처럼 나 역시 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상상력 풍부한 앤을 만나는 일은 누구든 이렇게 달뜬 기분을 느끼게 하니까.^^

주인공의 모습이나 전경이 생생히 그려지는데 이는 작가의 세밀하고 탁월한 묘사에 있다. 그런데 자칫 텔레비전이란 매체의 영상이 뇌리에 깊이 박혀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게 헛갈리게 만든다.

 

앤의 지치지 않는 상상력과 긍정의 힘은 보통의 우리가 말하는 불행이란 암막마저도 멀리 밀쳐버린다. 어쩌면 이것은 그녀가 고난과 역경을 극볼할 수 있는 절대적이며 유일한 탈출구가 되는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눈치만 보며 조숙한 애어른의 모습도 아니고 아이다운 실수들-딸기 주스인줄 알고 절친인 다이애나에게 포도주를 주어 취하게 만든 일이나 마룻대에 올라 걷다 다리를 다치는 일, 바닐라 향인줄 알고 넣어 만든 케이크가 진통제 케이크가 된 일 등 앤이 저지르는 말썽과 사고들에 동질감은 느낀 아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을까?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의 커다란 재미이지 싶다.

물론 어른이 되어 읽는 <빨간 머리 앤>은 앤 주변의 어른들, 특히 마릴라에 대한 탐색을 한다. 앤에 대한 관심보다 더 많이 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어른들이 보이는 태도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이래서 고전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도 새로운 맛을 느낀다고 한다지^^

'머리카락이 빨간색이면 착한 아이가 되는 것보다 나쁜 아이가 되는 게 더 쉽죠' 에서 볼 수 있듯 당시 빨간 머리에 대한 지독한 편견도 엿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이 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ㅎㅎ사실 굉장히 밝고 유쾌한 책인데 심각하게 몰아가는 것 같다.

유년을 추억하고 싶다면 이 책 <빨간 머리 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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