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농구 코트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8
칼 듀커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명성 높은 과학자이며 대학교수인 아버지, 조각가인 어머니를 둔 조. 하지만 아들 조는 지극히 평범한 대학 입학을 앞둔 고등학생이다. 엘리트라 할 부모는 당연히 자식도 그 길을 따라 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이 그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다른 것-농구에 관심이 있다면 부모와 자식간에 좁히지 않는 간극으로 갈등만 키우고 그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농구 선수가 되어 영광스러운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꿈인 조는 전학 간 학교의 농구팀에서 주전 선수 발탁이 못 되어 방황한다. 국어 시간에 배우게 되는 희곡 <파우스트 박사>의 주인공처럼 문득 자신이 악마와 계약을 한 사람과 같은 성을 갖게 된 것에 기묘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런와중에 낡고 버려진 건물 안의 체육관에서 완박한 열 개의 골을 넣게 된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조는 "저에게 최고의 한 시즌을 주세요. 제가 스물네 게임에서 이런 힘을 쓸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러면 제 영혼을 당신게 드릴게요"라는 악마의 서약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정말로 그 기묘한 일을 시작으로 슬럼프를 딛고 상승세를 탄다. 연승 무패의 기록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것이 정말 악마와의 계약이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불안한 나날이 이어지게 된다. 만질 수 없다고 해서 그림자의 실제가 아닌 것이 아니듯 파우스트 박사가 물질계를 통과해 그림자 세계인 영계로 들어간 것일까?

책을 읽는 중간중간마다 또 책을 덮는 순간에도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간절히 이루고 싶은 소원'이 과연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대상이 악마였더라도? 어쩌면 이는 그만큼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자꾸 묻게 된다. 내 영혼을 팔만큼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느냐고...

조는 자신이 뛰지 못한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면서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한 한 가지를 깨닫는다.
후보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속에서 주전 선수들을 믿어주었고 그들 역시 코트 안에 있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흘린 땀만큼은 그 시합 안에 스며 있었음을. 그동안 자신의 고민에만 빠져 내가 속한 팀 전체를 보지 못했던것으로 내가 없으면 승리는 없었을 것이며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었는데 전혀 아니였음을.
아버지와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받고자 했던 조는 소통을 통해 변화해 간다.
조의 심리 묘사나 농구의 박진감 넘치는 현장감이 느껴질 만큼 세밀한 묘사가 매우 긴장감 있게 펼쳐져 매우 흥미롭게 읽힌다.
일반적인 청소년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농구를 연결고리로 하여 성장 소설이란 그릇에 담아낸 작가의 탁월한 능력이 돋보였다.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잠재력을 깨우고 나만의 체육관에서 홀로 농구 연습을 열심히 하였던 조가 정말 악마와의 계약이 있었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더이상 중요치 않은 것은 조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기적적인 승리를 이뤄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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