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생활 지침서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4
캐롤린 매클러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은 모든 사람들에게 날씬함을 강요한다. 그것은 보이지 않게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가진 능력과 무관하게 외모가 많은 것을 결정짓기도 하다. 그러니 뚱뚱한 사람들은 더욱 위축되고 설령 뚱뚱하지 않더라도 더 날씬해지고 싶은 욕구를 스트레스를 받는다.
버지니아는 자기만의 비밀 파일인 뚱보 생활 지침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세상으로부터 받게 될 멸시나 놀림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위한 방어 기제라 할 수있다. 뚱뚱하다는 것으로 자존감이 한참이나 떨어진 버지니아는 점심시간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기위해 2층 화장실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뚱뚱한 외모와 관련되어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끔찍하게 싫은 거다. 버지니아는 그렇게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을 두고 "내가 그렇게 살이 쪘다면 난 자살했을 거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이란 더럽다는 말로도 다 표현되지 않는다. 엄마조차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 가정내 분위기라면 버지니아의 그런 행동들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소위 잘 나가는 청소년 심리학자인 엄마와 잘난 아빠, 퀸카 언니와 엄친아라 할 오빠까지. 자신만 아니라면 완벽한 가정일 수 있는데 그것을 깬 것은 자기 때문이며 쉬리브스가의 수치스러운 존재라고 느낀다. 그런데 콜롬비아대에 다니는 존경해마지않던 바이런 오빠가 데이트 상대를 강간한 혐의로 남은 학기 동안 정학을 당해 집으로 온다. 그로 인해버지니아의 다이어트는 엉망이되고 혼란 속으로 빠진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자신의 가족을 냉정히 바라보게 된다. 가족들 중 누구도 오빠의 강간을 죄로 인식하기 보다 실수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강간'이란 단어조차 피하고 그일 또는 오빠 일 등으로 에둘러 말하는데 버지니아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다.  이렇듯 아픈 성장통을 치르며 자신의 컴플렉스마저 깨버리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버지나이가오빠의  데이트강간 상대인 애니를 찾아가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하며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끔찍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그만큼 내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았어. 그가 나를 지배하게 두진 않을 거야....그날 밤은 내가 바이런을 통제할 수 없었어.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한 일도 그렇고, 앞으로 미래의 내 인생은 내게 달려 있어. 사람들은 스스로 희생자가 될 수도 있고, 자기 자신에게 선택권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그거야. 내가 선택권을 갖는 것."267쪽)
이제껏 자신이 식구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당했던 것에 대한 열등감 내지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게 된다. 
"화는 건강한 감정이야. 네 감정 때문에 자신을 해치지 않는 방법을 찾기만 한다면 말이야."(254쪽)
그랬다. 우리는 화를 적절히 표출해 내거나 감정을 다루는데 서툴다. 펑퍼짐한 옷 속에 자신의 몸을 가리는 식으로 어떻게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려 하거나 타인의 시건이나 생각 속에 나를 맞춰 넣으려고 하는 경향이 크다.
무엇을 두려워 하는가? 언제까지 남과 비교하며 열등감으로 자신을 구렁텅이로 빠뜨릴 것인가 말이다.
내 인생을 남이 좌지우지 하도록 내버려 둘 텐가.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면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무수히 장점들이 보일 것이다.
나는 나야! 누구도 내 삶보다 소중한 건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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