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 길 위에서 만난 나누는 삶 이야기
박영희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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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지고 구부러지고 투박한 손을 찍은 표지가 맘에 들었다.
손을 보면 그 사람의 고단한 인생이 느껴지고 진실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결코 손은 거짓을 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표지의 손에 숙연한 맘이 들었다.
점점 사는게 팍팍해지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지다보니 남에게 베푼다거나 나누는 일에 선뜻 동참하지 못하고 사는 나를 보는 일도 편하지는 못하다. 제목과는 다르게 가는 내 맘.
여기 길 위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를 알게 된다.
본인들 마음이 편해질때까지 나눔을 하겠다는 천사의 날개를 가진 분들의 굴곡진 삶의 이야기를 꺼내 놓으셨다.
폐지를 수거하여 그렇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턱하니 내 놓는 분들을 뉴스에서 간략히 보는 것과는 다르다. 이분들은 일제치하의 시대를 겪으셨고 전쟁을 겪으셨기에 배고픔이 무엇인지 공부에 대한 갈증이나 자식 뒷바라지를 못한데 대한 회환이 누구보다 크신 분들이다. 그렇다면 나 같은 속물이며 얇팍한 사람은 그 돈으로 내 자식부터 건사하거나 보태줄테지만 절대 자식들한테 물려주는 일은 하지 않으셨다.
또한 세상을 향한 목소리엔 단순하지만 깊은 철학이 담겨있다. 우리의 정치인들과 같은 소위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회초리가 되었으면 싶은데 과연 이들이 초라한 노인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지....

"세상에는 두 자리가 있는디, 하나는 밥을 먹는 자리고 다른 하나는 돈을 버는 자리네. 그런디도 사람들은 자신의 이치를 망각한 채 밥 먹는 자리(공직자)가 돈 버는(경영자) 자리를 넘보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할 노릇인가. 그리고 말일세 나는 종교라는 것이 그렇게 복잡하다고 생각지 않네. 우리가 하루하루 숨 쉬고 사는 것, 이게 다 빚이 아니고 뭔가. 하늘데 빚지고 물에 빚지고 짐승들한테 빚지고 꽃들한테까지 빚지고.....죽기 전에 이 빚을 갚을 수만 있다면 내 소원이 없겠네."
나눔의 이유에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무엇을 주저한다는 말인가. 내가 살아 숨쉬는 모든 것이 이 세상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인데.... 

나눔은 결코 있는 사람만 나누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 돈으로 맛난 것 사드시고 따숩게 조금이라도 편히 지내셔도 될 것을~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불편하게 사시지만 그것이 이들에게는 곧 행복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며 사시는 분들이라 더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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