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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의 노래(들) - 닉 혼비 에세이
닉 혼비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작가가 좋다면 노래든 야구든 그게 무엇이건 내 관심사와 상관없이 괜히 기웃거려질 때가 있다.
그런데 나는 딱히 닉 혼비의 책을 읽은 적도 없다. 단지 몇몇 블로거들의 리뷰를 보고 관심이 갔던 작가였다.
첫 번째로 선택한 작품으로는 영 꽝이지만 닉 혼비를 좋아하던 독자라면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흥미로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난 한참동안 책을 읽지 못하고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의 글은 굉장히 유려하다. 꾸미고 포장하는 대신 솔직한 직설 화법을 구사하고 있어 맘에 든다.
작가로 유명해지기전부터 음악 평론을 해 온 적이 있는 그는 어쩔 수 없는(?) 작가이기에 음악과 문학에 대한 비교가 눈에 띈다. 특히 소설과 노래에 관련된 부분.
어떤 이들은 팝 음악 내지는 대중 음악이 저급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클래식만 고급하고 독서만이 고급한 문화 생활이란 생각을 가진 자의 머릿 속은 과연 고급스러운가를 묻고 싶다.
그래서 '편견은 무지보다 극복하기 힘들다'고 했는데 완전 공감이다.
그 한 예로 딸아이가 힙합에 빠져있을 때 담임이 차마 입에 담아서는(특히 여자라면) 안될 최악의 말을 했고 급기야 딸은 학교를 뛰쳐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랴부랴 학교로 달려가 조퇴시켜 데리고 온 경험이 있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그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체득했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은 끊임없이 음악의 양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음악광 닉 혼비가 들려주는 음악 에세이.
목차에 실린 음악 씨디가 따로 없어 아쉽기는 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유투브에 들어가 그가 추천하는 음악을 듣는다.
그의 작품이 영화와 되어(어바웃 어 보이) 기뻤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보다 그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처음 들었을 때가 완전 얼얼할 정도로 기뻤다는 그는 글이 음악으로 변환되는 것을 든는 경험이 얼마나 큰지를 그 흥분이 전해질 것만 같다.^^
그는 자신을 실용주의자라고 했다. 할리우드 돈 덕분에 아들 대니에게 힘이 될 신탁 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대니가 음악이 표현 수단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를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음악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아들 대니와 관련된다. 언어가 닿지 않는 저 너머의, 분명 존재하고 있을 그 무엇은 굉장한 유혹이자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은가.
나는 닉 혼비의 또다른 유혹에 빠져 들고 싶다.
딱 내 스타일의 책은 아니었으나 그의 다른 책을 읽어 보고픈 강렬한 욕구가 생겼다.
기분좋게 그의 유혹에 빠져 줄란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