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 - 완역본 올 에이지 클래식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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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님의 새 옷>, <막내 인어 공주>, <못생기 아기 오리> 등은 어릴적 책을 통해서건 애니메이션을 통해서건 그도 아니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알든 했을, 나이 불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만한 내용이다. 그중 <성냥팔이 소녀>는 행복이란 시간의 선물을 덤으로 주었다.
어릴적 그림책이 흔치 않았던 때, 학급문고에서 빌려왔던 책이 바로 <성냥팔이 소녀>였다. 얼마나 책을 빌려 읽었는지도 기억나지 않고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일런지도 모르는 정말 기억의 조각인 셈이다. 엄마가 다정한 편도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옆에 끼고 앉아 책을 읽어 주었던 기억. 성냥팔이 소녀가 추위에 호호 손을 불어가며 성냥을 그어 추위도 잊고 행복해는 모습 등에 얼마나 울었던지.
이후 성냥팔이 소녀의 책은 그러한 추억이 늘 함께 떠올라 마치 내 가슴에 불을 지핀듯 후끈하다.^^
<밤의 꾀꼬리>에서 '그 눈물은 절대로 잊지 않을 거예요! 그 눈물이야말로 노래하는 이의 가슴을 기쁘게 하는 보석이지요!' 라고 했듯 내 이러한 기억이야말로 책을 읽는 기쁨이자 작가의 기쁨은 아닐까.ㅎㅎ

<진짜라니까요>는 다섯 쪽 밖에 되지 않는 가장 짧은 단편이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입 밖에 뱉어낸 순간 말은 이미 내가 책임질 수 없을 만큼 부풀려지거나 왜곡되어 상처가 될 수 있기도 하다. '비밀인데' 혹은 '진짜라니까'하며 쉽게 하는 말들. 어떤 것보다 더 무서운 흉기가 된다.
그렇기에 첫 구절이 "끔찍한 이야기야!"로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랑이란 감정이 굳어 있을 것 같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막내 인어 공주>는 애틋하고 안타까움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오로지 사랑에 눈먼 막내 인어 공주는 감동이었다. 이런 감동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어린이만을 위한 일반적인 아동서라기보다 원전에 가깝게 번역된 것이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이렇듯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안데르센 동화집은 각각의 서랍을 열때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약간의 흥분이 될 정도로 좋았다. 이런 설렘이 일상에서 책이 아니면 어디서 경험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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