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부탁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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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게임을 그리 즐기지 않기에 읽을까 말까를 망설였다.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인데 한 번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무게가 더 실려 펼친 책이었다. 사실 그리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게이름뱅이인 작가가 야구와 록페스티벌, 롤러코스터, 만국 박람회 등의 관람기 형식의 에세이로 이뤄졌다. 그 특유의 날카로움과 냉소적인 대사를 간결하고 가볍고 유쾌하게 툭툭 던진다. 그의 이러한 기질이 있기에 자국 팀의 패배에 분노해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것도 아까운 심정을 담아, 헤엄쳐서 일본으로 돌아오라는 말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리라.
좌충우돌 히히낙낙하는 가운데에서도 야구장에서나 록페스티벌이나 롤러코스터를 타려고 줄을 서는 등 여러 현장 분위기를 세세히 스케치하였다. 그에 따른 다양한 감정, 들뜨고 흥분되고 두렵거나 무서운 공포의 느낌을 독자도 같은 현장, 같은 기분을 맛보는 느낌이 들 만큼 생생하다.

재즈와 야구는 국민성을 드러낸다고 하였는데 국민성이 나타나는 것이 비단 그런 것 뿐이겠는가?
한 예로,  '70년대 로큰롤파 아저씨의 가장 큰 결점은 제 나라의 록을 깔본다는 것이다. 옛날 일본 팝은 '서구 음악의 대용품'이 대부분으로, 밴드도 영미 밴드 흉내나 겨우 내는 수준에 그쳤다. 그래서 자연히 냉소적이 되었고, 들어 보기도 전에 엉터리라고 단정 짓곤 했다.'
자국의 문화를 없신여기고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아리랑이나 씨름 등을 중국에서 자신들의 전통이라고 내세우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우리도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냐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라니. 이것도 잠시잠깐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일본이 우리를 '냄비 근성'이라고 하는 것이 기분 나쁜 일이긴 하지만 전혀 틀린 말도 아니지 않는가.
이런 식의 거침없는 생각을 글로 녹여내는 것이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이지 싶다.

그는 어떤 일에도 괜찮다,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기운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늘 준비도 엉성하고 마음도 약하고 작심삼일에 그치는 의지 박약 같지만 그래도 책임감이 강한 모습도 보여준다.

50을 앞에 두었든 그렇지 않던 나이와 상관없이 열정적으로 흔들며 음악의 비트에 몸을 맡기는 열정, 후덜덜한  롤러코스터를 두 눈 질끈 감고 타던 때론 자신에게 주어진 이런 시간을 마음껏 즐겨봤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언제나 뜨뜨미지근한 나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아마 이런 다양한 관전(기)은 앞으로 다른 글을 쓰는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신간이 나오면 또 관심가지게 되겠지~~^^


*오탈자
81쪽 중간, 두께의 살아=>살이 붙어 있다.
101쪽 두번째 줄, 음압=>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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