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딸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문자 못봤냐고...문자 확인하고 전화를 달란다.
확인한바 아들녀석이 화상을 입었다는 것인데 아빠가 오시는 동안 감자라도 붙여줘야 하냐고.
일단 상태도 모르거니와 괜히 덧날까 싶어 빨리 병원으로 데리고 가라고 했더니 아빠가 오시는 중이시란다. 엄마보다 먼저 아빠한테 연락을 했던 모양이다. 처음 당하는 일이라 겁이 났던지 아빠한테 전화해서는 119 불러야 되냐고 하니 아빠도 꽤 당황했던지 바로 집으로 간다고 했단다. 이 얘긴 나중에 집에 와서 들었다. 어쨌건 아빠가 오신다니 굳이 내가 없어도 될 듯해서 일을 다 마치고 갔더니 생각보다 심각했다. 병원에서 주사 바늘로 십여 곳을 찔러 물을 뺐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치료를 위해 매일 병원에 가야 하는데 팬티까지 벗고 처치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중3 남자아이, 그것도 한창 예민한 청소년을 응급실에서 여자 간호사가 힐끔 거리니 기분 좋을리 없다. 어떤 이는 대놓고 봤다고 짤라야 한단다. 금,토,일 비가 억수로 왔고 어쩌다보니 아빠랑 둘이서만 병원을 다녔다.
좀 가려달라고 하지, 그랬더니 남편 역시 병원가면 다 그런다고 한다. 여자면 절대 안 그러겠지만 남자들은 그려려니 한다고. 괜히 나한테 불뚝거리길래 뭐라고 하려다 참았다-.-;;
월요일, 병원가면서 아들한테 인권은 누가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네 스스로 찾는 거며 아주 중요한 문제다, 작지만 말을 해야 변화가 온다고 설명을 했다. 
아들은 엄마가 큰 소리 낼 것으로 예상했는지 괜찮단다.
한동안은 매일 병원에 다녀야 하고 더구나 엄마를 대동하려 하지 않으니 그냥 넘길 수도 없었다. 그런 일로 병원 치료를 받기 싫어하면 안되니까.
젊은 남자 샘께 말했더니 당연하다며 커튼을 치고 치료를 하신다.
말 한마디면 해결 될 일이었지만 말하기 전에 그정도의 배려는 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의식이 없는 환자도 아닌데 넘 무개념이 아닌가.
환자의 인권, 지켜달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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