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긋, 활짝, 헤벌쭉.^^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미소 짓게된다. 제목마저 사.랑.하.니.까.로 기분을 업시킨다. 어쩜, 그래 맞아, 너도 그러니? 나도 그런데...하는 속엣말과 공감. 역시 시인은 모든 것들의 외양 뿐 아니라 내면을 관찰하는 탁월한 능력자다.^^ 예쁘고 통통 튀는 시어로 베란다로 들어오는 뜨거운 햇살마냥 내 마음도 반짝거린다. 그러나 몇몇 시들은 마냥 예쁘고 기분 좋게 휘리릭 넘길 내용은 아니었다. 몇몇 시들이 오래 가슴에 머물렀다. 그중 <병아리 인형>에서 살아있는 병아리보다 비싼 인형이란 것, 졌다고 포기하고 이겼다고 으스댈 게 아니라는 <가위 바위 보> 시가 그랬다. 또 <내가 먹은 말들>은 책을 덮고 잠깐 멈춤을 하게 했다. 나를 유혹하는 말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가 수없이 하는 많은 말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가 닿지 못하고 귓불에 턱 걸려 넘어가지 못하는 말들은 무얼까?... 그래서 내 말을 잔소리로 여겨 말들을 먹어버리는 구나. 비슷한 생각의 고리를 만든 다른 시로 <양치질>이란 시가 있다. 밖으로 내 뱉는 말들 중에, '짜증나싫어해안끼워줘뚱보야못믿어'가 많을까 아니면 '미안해고마워괜찮아축하해좋아해잘했어믿을게'가 더 많을까? 자꾸만 생각의 고리가 길어진다-.-;; 학교 혹은 학원 갔다 허탈하고 지친 몸을 끌고 오는 내 아이들에게 신발 같은 존재였으면 하는 우스운 생각을 했다. 어서 오라고, 같이 가자고 언제나 끝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시에서는 신발이었다. 내 아이들에게 엄마가 신발 같은 존재였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신발이든 뭐든 상관없다. 엄마는 언제나 너희를 사랑하니까. 따뜻하고 포근한 집이 연상되는 사랑스러운 시집을 만나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