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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이 끝나는 곳 ㅣ 동화 보물창고 34
셸 실버스타인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표지 뒤쪽에 책 소개를 보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작가로 생텍쥐페리, 미하엘 엔데, 그리고 쉘 실버스타인을 꼽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의 보물 같은 시를 이해하는데 역부족이다. 몇번이나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시 읽어봐도 도통 이해되지 않는 언어의 조합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누가 아이를 먹었대...'로 시작하는 <끔찍한 일>은 현실은 아니지만 실제로 자식을 죽이는 일을 뉴스를 통해 들어봤던 일이기 때문에 불편했다.
그렇다고 그의 시들이 불편함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다. 실버스타인의 시는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그 틀을 깨는 경우가 많다. <화성인>에서 머리가 엉뚱하게도 엉덩이에 붙어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못한 것이며 <실화>는 온갖 상상을 동원하며 머리를 굴리는데 '죽었거든'하고 생각의 마침표를 찍어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갖게 한다. 어쩜 그런 의외성이 실버스타인의 매력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도 그림도 투박한듯 거칠게 보이지만 시 속에 감춰진 세상을 향한 예리함과 날카로움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상적일 것 같은 행복의 나라에서는 모두 유쾌하고 웃음과 미소가 넘쳐나는 곳이 정말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행복의 나라에 가 봤다는 그는 어찌나 지루했는지 모른다며 너스레를 떤다.
시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쯤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물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생명을 숨을 불어 넣으며 남과 다르게 보는 눈을 가진 그만의 상상의 주머니엔 얼마나 많은 보물이 담겼을까?^^
이제 보물찾기는 끝났다. 하지만 <골목길이 끝나는 곳>, 한 권의 책에도 보물은 끝없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기에 또 다시 책을 펼친다. 책 속에 담긴 보물을 주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