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다녀올게요! - 우리의 ‘다른’ 이웃을 향한 따뜻한 포옹, 장애와 소외 계층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교양 만화
고은정 지음, 기쁜우리복지관 엮음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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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다는 것처럼 무섭고 잔인한 일이 있을까?
가난 때문에, 나이 들었다고, 혹은 장애 때문에...갖가지 이유로 소외되어 침울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은 정작 그러한 이유보다 이들을 더 아프고 힘들게 하는 것은 무관심이 아닐까.
그 예로 12년간 이어진 (창작문화콘텐츠 공모대상)행사의 사업 진행이 복지 예산 삭감으로 서울시의 경제적 후원이 어려워져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하니 말해 뭣하리.
다른 것도 아닌 복지 관련 쪽의 예산 삭감을 생각해 내는 인간들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싶다.

 '장애와 소외 계층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교양 만화'란 타이틀 아래 11개의 '창작 문화콘텐츠 공모대상' 수상작품들을 수록한 만화책으로 장애인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솔직히 말하면 장애와 관련되어서는 일본의 만화 <도토리의 집>처럼 감정을 뒤흔든 책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만화라는 도구로 장애나 어려운 이웃에 대한 글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컸다. 꼭 심금을 울리는 것만이 진정성이 있고 훌륭한 작품이랄 수는 없지만 감동을 주기엔 약간 부족하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당연하겠지만 기획 컨셉 자체가 장애이고 소외 계층의 얘기 였으니까.
그러나 비장애인이라면 결코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나를 불쌍하게 보고 동정하고 손가락질한 건 이 세상이 아니라 바로 나였어.
장애라는 틀 안에 내 영혼을 가둔 것은 나였어.' (132쪽)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 면면을 다 이해하지도 할 수도 없지만 장애를 가지고 자라면서 받는 동정의 눈빛과 불쌍하다는 말들을 수없이 들었을 이들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가두는 것이 일정 부분 우리 비장애인들의 말과 눈과 행동에서 나오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형이 정말로 귀머거리라고 생각한다면 저처럼 눈으로 듣든지 가슴으로 들으세요'(47쪽) 홍석의 말이 아니더라도 내가 먼저 손 내밀고 가슴을 열면 그들도 우리의 이웃으로 함께 살 수 있지 않을까.
분명 이웃이지 않은가. 밀어내지 말고 우리가 그들 가까이 한 발짝 다가가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테고 지금은 아니더라도 예비 장애인이기도 하니까.
우리는 이들과 수직 관계가 아니다. 뭐가 잘났다고 젠 체하고 군림하려 하는가. 늘 수평관계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웃이 힘들어 하는데 나 혼자 웃으며 배 두드리는 일이 행복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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