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가디언 푸른도서관 44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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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여유도 없이 몰아치는 플롯이 작가의 이전 작품들보다 극대화된 상상력과 치밀함이 돋보였다. SF로 분류되는 판타지물들은 과학이 정복하지 못할 영역은 과연 있기는 할까 싶지만 궁극적으로는 보편적인 인간성 회복이라 할 사랑이나 용기와 같은 인간의 내면에 깊숙히 존재하는 감정은 과학이 건드리지 못하는 신성함의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시간과 시간 사이를 거슬러 이동하는 굉장히 흥미로울 소재로 책을 읽는 내내 숨숨막히게 했던 타임 가디언.
나 아닌 타인을 완벽히 이해 한다는 것은 이렇게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하는 좌절 아닌 좌절도 느끼게 했다. 더구나 혈연이라 할 가족 내에서 조차 이해의 과정이 너무나 험난했으니까. 아라가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힘들지 않았던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느 때보다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은 현재 나와 아이의 관계의 틈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아무런 대책없이 그냥 기다려 주는 것인데 부모 입장에서는 참으로 막막하다. 더구나 책에서처럼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것이 불가능 하거니와 이제는 아이의 사춘기가 아니라 내 믿음의 두께가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할 한계에 다다랐다고나 할까...
타임 슬립이란 장치와 필연과 우연의 법칙 사이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꽤나 복잡하다. 완전 할리우드급 영화인데 내 머릿속은 국내 상영관에 머무르고 있는 것처럼 따라가기가 조금은 버거웠다. 
주인공 아라와 함께 한 조가 된 아이들은 타임오버된 어떤 물건을 찾아오라는 임무를 맡은 아라와 한 조가 된 아이들이 사실은 더 먼 미래에서 왔다는 반전 등은 역시 작가이 이전 작품에서처럼 시.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있었다. 의외의 소재와 재미와 독특함,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스토리를 끌어가는 힘이 대단하다.
판타지물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인데 백은영 작가의 작품을 한 번 접하면 장르에 대한 편견이 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기대되는 작가다.^^

결국 내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다소 이해되지 않을 것 같은 결과가 도출된다. 그거였다...내 속에도 괴물과 천사가 자리하고 있고 내 아이에게도 그 두얼굴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그것이 어떤 쪽이 더 큰 영역을 차지하게 하느냐는 절대적으로 자신의 의지와 용기에 달렸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를 제대로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인정하는 용기를 가진다면 나도 내 아이와 벌어진 틈을 좁혀 나갈 수 있겠지. 그리고 모든 말과 행동을 이해 할 수 있겠지.

또하나 과학의 발전에 따른 경고를 무시 하거나 지나치지 말 것!
가령 인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안 된 GMO문제나(최소한 한 세대를 거쳐야 비로소 문제가 될 것이므로) 종묘종자, 캡슐과 같은 보존 장치를 통한 생명연장이나 유전자를 통한 번식 등은 생명윤리와도 직결되지만 환경이나 식량 등 그 범위가 다양하고 과연 과학의 발전이 만능도 아니고 가속화하는 것 만큼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야기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발등을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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