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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아이들 (양장) - 히로세 다카시 반핵평화소설, 개역개정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체르노빌이나 일본 원전 사고는 어쩌면 예고된 재앙일지도 모른다. 에너지 부족을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신이 창조한 세계를 파괴하려는 것이었으니까. 지구상에 존재하지 세슘과 같은 방사능 물질을 만들어 낸 것은 결론적으로 정치적인 것과 더불어 인간의 이기심과 자만 때문이었으리라.
이 책이 사람들의 관심밖으로 묻혔을지도 모르는데 다시금 주목하는데는 일본 원전 사고가 사람들을 방사능 공포로 떨게 했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꾸준히 원전을 반대 해 왔어도 우리는 편리에 의해 그것을 무시해 왔다. 아니면 정치와 언론 플레이에 놀아나 대다수 국민들의 귀와 눈을 막아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전에 읽은 대다수의 책들은 원전의 유해성보다는 청정에너지이며 에너지 고갈에 대비한 최선의 방법이 바로 원전이라고 떠들어 대기 일쑤였다.
체르노빌 원전의 폭파가 있고 (구)소련은 폭발한 원자로 사태 수습이 원활히 잘 진행되고 있다거나 키예프에 죽음의 재인 방사능 낙진의 양이 엄청났음에도 '풍향이 바뀌었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가 뒤늦게 조작된 것임을 알게 되는 식이었으니까. 이런 거 익숙하지 않은가. 우리 정부는 저렇게 하지 않을거라고 과연 장담 할 수 있을까. 가까운 예로 일본 역시 그러했지 않은가.
소설 속 안드레이를 비롯한 100여명이 폭발한 원자로 뒷처리 결사대로 차출되어 가는 설정은 가슴이 뜨거웠다. 후쿠시마 원전에 최정예 특수부대가 투입된 뉴스가 떠올라 실제 사건과 겹쳐져 더 그랬다.
폭발한 원자로에서 새어나온 방사능 가스에 오염된 이온화 공기 입자가 인간이나 동물, 기타 자연에 피해를 어떻게 주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 끔찍함이 너무나 잘 전달된다. 다만 이반과 이네사가 느꼈을 공포가 덜 표현되었고 어린아이라고 하기엔 너무 냉철하고 어른스러웠다. 그렇지만 히로세 다카시가 의도했던 원전에 대한 경고 확실히 될 만한 반핵평화소설로 추천할 만하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사망이나 피해는 알려진 바 보다 훨씬 크고 희생자는 지금도 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이반과 이네사처럼 사고의 중심에 있었던 아이들이 어디로 데려갔는지 베일에 싸여 있고 이 아이들의 행방에 대해 알 수 없다는 것이 기막히다.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그러나 앞으로도 제2, 제3의 원전 사고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원전은 안전하다고 말한다. 과연 안전하다고 확언할 수 있는가....일본에서 있었던 사고로 대지와 바다에 뿌리를 내릴 '죽음의 재'는 전 세계를 떠다니며 천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