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엔 아~~~~~~~~~~주아주 많은 생명이 살아간다. 곤충이 지구에서 가장 많은 종을 자랑하지만 바다도 그 못지 않은 생물들이 살기 때문이다. 갯벌은 각종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 지구의 콩팥 역할을 한다. 태풍이 발생하면 파도의 힘을 완충해 주어 피해를 줄여주고 홍수의 피해도 줄여 주는 등 중요한 일들을 한다. 그럼에도 갯벌에 대한 귀중함을 모르고 간척에만 열을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이야 인식이 많이 바뀌어 환경을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간척이나 방조제를 쌓는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어쨌건 <갯벌에서 살아남기>에서 다뤄지는 생물의 종류만해도 참 많다. 생긴건 징그럽지만 쫄깃한 맛과 향이 좋은 개불. 차라리 모르는게 낫지 알면 먹기 힘들다.^^ 1편에서는 썰물 때의 모험이라면 2편에서는 밀물 때의 모험이라고 보면 된다. 다행히 이들이 입은 특수한 옷 때문에 바닷속에서 숨을 쉬거나 움직이는데 전혀 지장은 없지만 불가사리, 갯가재, 낙지, 장뚱어 등으로 새로운 위기에 봉착한다. 그중 낙지 편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낙지가 알을 낳아 부화할 때까지 불순물이 붙지 않도록 알을 쓰다듬어 산소가 골고루 전달되도록 하고, 알이 부화되는 100여 일간 먹지도 않고 자리를 지킨다고 한다. 정 에너지가 필요할 땐 자기 다리를 잘라 먹으며 버틴다고 하니 자식 사랑에 있어서는 순위를 가리기 어려운 것들이 너무 많다. 알에서 부화되려는 순간 어미 낙지는 기력이 다해 죽는다. 낙지 뿐 아니라 대부분의 문어류는 알을 낳고 돌보다가 부화시킨 뒤에 죽음을 맞는다고 한다. 아~ 이런 부모의 마음을 자식들은 알까? 부성애가 강하기로는 장뚱어도 빼 놓을 수 없다. 암컷이 산란을 끝내자마자 굴을 떠나 버리면 수컷인 아빠 장뚱어는 새끼들이 무사히 부화할 대까지 굴을 떠나지 않고 지킨다고 한다. 반대로 오징어는 알을 낳기만 하고 돌보지 않는 매정한 부모로 이름을 올린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갯벌에 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갯벌을 쑤셔 보아서인지 제법 아는 이름이 많이 나온다. 그중 '개맛'은 이름은 잊었지만 생김생김이 특이해 기억에 남는데 책을 보면서 다시 떠올랐다. 갯벌 정화 능력이 뛰어난 걸로 안다. 긴 꼬리 같은 것이 단단했다. 우리가 찍은 사진은 꼬리가 구불거렸는데 책 속의 사진은 반든하다는 게 다를 뿐 같은 거 맞겠지. 개맛이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줄은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정보다. 5억 년 전 고생대의 생김새와 구조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새삼 뿌듯한 이 느낌은 뭔지.ㅎㅎ (예전에 위도 가서 찍은 사진) 그리고 많은 책에서 아무르불가사리가 생태계에 해로운 생물이라고 하도 많이 봐서 불가사리는 대부분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 바닷가에서는 아무르불가사리 정도뿐이며 나머지 불가사리들은 동물의 시체를 먹어치워 오염을 막아주는 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ㅋㅋ그런줄도 모르고 한 번은 아무르불가사리를 잡았는데 들은 건 있어서 섣불리 건드려 개체수를 늘리게 될까봐 말려 죽였다. 그런데 완전히 말렸는데도 그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이젠 갯벌에 다시 놀러갈 기회가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가게 되면 다른 책 다 제껴두고 살아남기 시리지인 이 책을 펼쳐 보겠지^^ 2권 심해 편은 더 기대된다. 심해엔 이상하게 생긴 물고기와 열수분출구 등 흥미로울 내용이 훨씬 많을 것이므로 심해 편 무진장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