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 꿈을 빚다 푸른도서관 45
신현수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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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포기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쉬운 듯 하지만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대부분은 현실과 타협하거나 포기하기 쉽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꿈은 점점 멀어져 손에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다가 그 꿈조차 잊게 된다.
그러나 꿈을 꾸는 자는 어쨌든 그 꿈의 언저리에서라도 머무르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이 꿈꾸는 일에 대해 열정과 노력을 하는 순간 만큼은 행복해 하지 않던가.
주인공 강뫼도 최고의 사기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비록 상감청자가 아닌 새로운 그릇인 분청으로 그 꿈을 실현시키게 되었지만. 청자가 분청보다 낫다거나 반대로 부족하다는 식의 평가는 있을 수 없다. 청자는 청자대로 우아하고 멋스런 느낌이 있는 것이고 분청은 또 그 나름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의 역사적 배경이 책의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망이.망소이 난을 비롯하여 두문동72인이나 위화도 회군, 이성계가 새 나라를 건국하려던 혼란스러운 상황 등. 그리고 가장 두드러진 것은 고려청자에서 분청사기로 넘어가는 역사적 과정을 잘 녹여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역사 소설의 최대 장점.^^ 이후 조선백자로 이어지는 것까지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쉽게 예측 가능하단 점에서 소설로서의 재미와 역사적인 것의 맥을 잡는 데 최고다!
탑의 연표를 일부러 외우기도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후 탑과 관련된 역사 소설도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한다.ㅎㅎ
왜구의 잦은 침입으로 바닷가 근처의 많은 가마들은 약탈과 파괴가 계속되었고 강뫼네 가족도 아버지의 죽음으로 대구소를 떠난다.
강뫼가 자리잡아 도자기를 빚는 계룡산 부근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내륙인 질이 떨어지는 흙이나 잿물로는 맑은 비색을 낼 수 없었는데 마침 왕조가 바뀌고 나라님이 바뀌어 새 그릇을 만들고자 한 시대적 요구와 맞아 떨어져 청자가 아닌 새 그릇을 연구하여 백토로 분칠을 한 그릇이 탄생한다. 그것은 사기장인 강뫼의 마음이 빚은 꿈이자 시대적 요구였다.
그 밖에 강뫼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배운걸 익히고 발전시키는 건 스승이 아닌 우리 몫이다'란 말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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