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은 진부하고 고루하며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실제 우리 음악이나 미술 등을 배울 기회보다 서양 음악과 서양 미술을 훨씬 먼저 배운다. 그뿐인가 시간의 양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차이가 난다. 우리 것은 그저 구색 맞추는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가야금이나 대금을 부는 아이들보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들이 훨씬 많고 우리 악기나 음악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다. 그렇다보니 우리 음악의 역사와 악기를 다룬 책은 무조건 반갑다. '초등학생을 위한'이라고 되어 있지만 표지 안쪽에 그려져 있는 작은 항아리처럼 생긴 '훈'이나 양금, 슬과 금에 대해 알지도 못할 뿐더러 처음 접하는 것도 있다. 뒤 표지 안쪽에 그려있는 '어'와 '축'도 마찬가지로 처음 본다.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하는 말이 나오지 않으면 다행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악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것 같은 모양과 손잡이가 달린 박스 같은 물건을 다른 곳에서 봤다면 난 악기라고 절대 생각지 못했을 거다. 이런 무식 할 때가.....그런데 과연 나 같은 사람들이 적을까. 나만 그럴까. 절대 다수가 모르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걸로 위안을 삼아도 좋은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우리 교육에 대한 비판까지 가지 않더라도 얼마전 모 호텔에서 한복을 입고서 출입이 불가하다는 말도 안되는 일로 시끌시끌 했다. 뭔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싶지만 그만큼 우리 것에 대한 인식 자체가 실제보다 폄하되고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음악을 들을 기회가 차단된 현 시점에서 책은 우리 음악의 역사를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으로 나눠 간략히 설명하였고 악기의 설명과 장단과 갈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중 가장 낯설었던 것은 수제천이니 영산회상이니 여민락이니 하는 음악의 갈래 부분이었다. 책의 뒤쪽에는 교과연계과정을 표기해 두었는데 놀랍게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학년에 걸쳐 우리 음악과 관련된 것을 배우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는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 이제부터라도 일부러라도 국악과 같은 우리 음악을 찾아 들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