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작가에게도 네임밸류는 존재한다.  
그 중심에는 이원복을 빼 놓고 말하기 어렵다. 특히나 만화라는 장르에서는.
기존 우리가 만화를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전환 시킴으로 만화의 질을 높여 만화가 수준 낮은 것이라는 인식을 확 바꾼 계기가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서였다. 책에서 밝혔듯 2010년 기준 1500만부라는 데이터가 굳이 아니더라도 어릴 적 부모가 읽던 만화를 내 자식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만화가 아닐까 싶다. 우리집 거실에 그 많은 책들을 제치고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근래에는 아이들의 책 읽는 수준이 높아서 초등학생들 조차도 만화라는 것 때문에 일찍 접하고는 있지만 정말 이 아이들이 제대로 읽어 낼지는 의문이다. 뭐 울 딸만 해도 초등 저학년(2,3학년쯤이 아닐까 생각된다)때 이미 이 책을 읽었으니까.
이 책이 거실에 있는 이유가 있다. 역사나 세계 문화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거나 배경지식이 필요할 때 자주 들춰보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먼나라 이웃나라>를 접했을 때는 뜨악~ 했다. '뭔 글씨가 이렇게나 많아'!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만화라는 선입견이 여실히 드러난다. 요즘 학습만화로 불리는 것들은 대체적으로 많은 텍스트를 자랑하고 있다. 마치 충실한 정보와 퀄리티를 대변하는 것이라도 되는 양. 정말 그럴까?
어쨌든 <만화로 교양하라>도 작가의 이름 때문에 관심이 갔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 때문에 우리는 이 사람에 집중하는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마침 이원복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인터뷰집이란 것에 옳거니 했다.
1부는 먼나라 이웃나라의 연장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 책에서 미처 다루지 않은 것을 질문자(박세현)이 묻고 대답(이원복) 하는 식이다.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미국, 우리나라로 분류를 해서 먼나라 이웃나라와의 연결고리를 이어두었다.
2부에서야 기획의도에 맞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온다.
그렇다고 1부에서는 전혀 없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예컨대 논란이 되었던 유대인에 관련한 부분이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미국의 금융과 언론을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에-공식적으로는 유대인 비하라고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누구도 긍적적이든 부정적이든 유대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결과적으로 그걸 깼으니 가만히 있을리 없다.-  항의가 있었고 결국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사과를 하게 된 것을 설명한다. 현대 사회에서 뭐든 자본의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고 자본의 힘이 무척이나 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또 다른 논란으로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후보 연설 지지나 미국편에서 앤드루 잭슨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빗댄 '잭사모' '잭위병'의 표현은 노 전 대통령을 폄하는 것이라 했고 위안부 문제나 엘리트주의 등에 대해 많이 불편해 했는데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을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이렇듯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의도도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개운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는 스스로를 리버럴리스트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원죄가 존재하는 한 보수, 진보니 좌익, 우익이라는 구분은 없어질 수 없다는 말도 함께 했다. 자신이 보수성을 그러한 맥락으로 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마오쩌둥의 평가를 좋게 하는데 실용적인 관점에서 사회주의 국가를 이상적인 국가로 꼽기도 했다. 이런 내용들이 만화가로서나 인생이나 만화 철학보다 더 흥미로웠던 부분이나 자칫 변명의 장으로 비춰질 수 있어 한정된 지면일 수 밖에 없기는 했다.
만화를 '교양'으로 격상시킨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의 만화는 늘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듯 스토리텔링가로서 더 재미나고 품격있는 만화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