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5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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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로 대표되는 세대간의 갈등을 다룬 이반투르게네프의 대표적인 이 소설은 당시, 아니 러시아 문학사 전체를 두고 봐도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꽤 유명한 작품이다. 굳이 정치적인 것이나 이념이니 하는 것들을 끄집어 말하지 않아도 소설의 뒷부분에 역자의 해설에 보다 자세히 나오니 차지하고 문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기존에 러시아 문학이 딱딱하다고 여겨졌던 편견 같은 것을 깨 주었다.
문체의 아름다움과 디테일한 묘사가 첫 부분부터 눈에 띄었고 단연 돋보였다. 단점이라면 부칭으로 인한 이름의 헛갈림으로 초반엔 조금 느리게 읽혔으나 이야기에 빠지면서는 이후 빠른 속도로 읽혔다.

어느 시대건 이런 세대간 갈등은 있어 왔지만 사실 이 책에서의 두 세대의 갈등과 대립은 아르카디의 친구인 바자로프와 그의 큰아버지 파벨 페트로비치와 벌이는 언쟁을 통해 갈등구도가 극에 달한다.
기성의 모든 권위를 부정하는 허무주의나 냉소주의를 포함한 니힐리스트(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인 바자로프는 종교나 예술, 철학은 물론 사랑까지도 부정하는 당시의 유약하고 거들먹거리기 좋아하는 지주귀족들과는 다른 혁명자적인 입장을 보인다.
이 둘의 논쟁은 당시 러시아의 시대적 상황인 농노제도나 계급사회에 대한 이견, 전제주의와 같은 것으로 지금의  진보니 보수니 하는 서로다른 대립의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결국은 결투로 이어져 바벨이 피를 보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여기까지 온 데에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갈등이 원인이지만 결투까지 간 불씨는 페네치카와 바자로프의 키스를 목격한 사건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여기서  파벨이 화려한 여성 편력을 소유했다는 소문과 달리 R공작 부인에 대한 사랑이 낭만적이고 지고지순했을 것이라 짐작 할 수 있다.
그러나 바자로프는 사랑에 있어서도 불투명한 미래의 일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막연함으로 논 할 가치조차 없다고 폄하된 시각을 가진다. 그것이 친구나 여자를 신뢰 할 수 없다는 식의 니힐리스트 적이고 전사적인 기존의 가치를 무너뜨려야만 했으니 사랑에 있어서는 위선적이 될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고 이뤄 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부모는 보통 사람들을 재는 자로는 잴 수 없다던 자랑스런 아들, 하느님처럼 떠 받쳤던 아들을 잃고 무덤을 찾는 모습은 무슨무슨 이론이니 하는 것들이 끼어들 수 없는 부모의 자식 사랑으로 숙연함을 느끼게 한다.
'투르게네프는 금세기 가장 탁월한 작가 중 한 사람이며, 동시에 가장 정직하고 직설적이며 모슨 일에 성실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다'.라고 한 모파상의 말에 완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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