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말을 해 사계절 1318 문고 52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속 마음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마음 속에 응어리가 쌓여 병이 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많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게 어렵다. 물론 가벼운 얘기는 할 수 있다. 정말 자신의 상처는 쉽사리 드러내기 어려운 법.
흔히 사춘기 아이들이 조용히 지나가는 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건 나중에 더 크게 폭발 가능한 화산을 키우는 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카린처럼 마음의 병이 몸의 병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울 애들을 보면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은 주절주절 잘 말해도 정작 자기의 얘기는 하지 않는다. 잘 살펴 보길. 혹 자기만 쏙 빼고 얘기 할 때가 있지는 않은지. 내 아이만 그럴까?
그래서 가끔은 시간이 흘러 그 당시 내 아이가 속상하고 상처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성격도 있겠고 어렸을 때 부모의 거절이 반복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부모로서는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특히 사춘기가 되면 입을 닫아 버리니 그 속을 알 수가 있어야지-.-;;
그러나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가 정작 무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어서 말을 해>의 카린은 공부도 잘하고 동생도 잘 돌보는 착한 아이로 보인다. 그러나 미혼모인 엄마와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친구들 사이에서도 열등의식 같은 묘한 반감으로 원만히 지내지 못한다. 고요한 듯 보이지만 내면엔 격정적인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랬던 카린이 어느 날 마음의 중압감이 몸이 아픈 것으로 나타나게 되고 결국은 심리상담을 받으며 자신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치유하는 과정의 심리가 잘 표현되고 있다.
화를 내는 것조차 억눌러 왔던 카린은 화를 내는 자신이 낯설고 두려워했다. 아니 소리를 지르지 못한다고 했었다. 마음 속에 있는 분노와 고통을 밖으로 꺼내 놓는 것, 그렇게 심리상담소에서는 카린을 도와주고 학교와 연계된 시스템이 부러울 따름이다.
독일의 교육은 여러가지로 철저히 아이들을 위한 교육으로 마치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듯 교육이 정신적인 것과 지식적인 단계를 함께 맞춰서 가고 있다. 부럽다.
교육은 지식을 머리속에 집어 넣는 것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비틀리고 왜곡되거나 상처입은 마음을 먼저 치유하는 것은 마땅하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도 필요하고 자신을 좀 객관화 시켜 바라보는 연습은 늘 필요하다.
그러고보면 엄마들이 수다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근거 없음이 아니라는 것이 이 책으로도 증명되는 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