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춘기가 빠르다. 대체적으로 6학년이면 시작되어 중학생이면 절정에 달한다. 울 아이들이 중고딩이 되다 보니 13살 소녀의 까칠함 내지는 반항이 귀엽다. 지났으니까 그렇지, 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아직도 진행형임에도 그렇다는 거다. 일일이 여기에 풀어 낼 수는 없지만 남의 집 애들은 모두가 예뻐 보이는 심리는 뭔지.^^ 청소년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에서 단편은 정말 극히 드물지 않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청소녀라 해서 중학생들이 읽기보다는 초등 고학년 여자 아이들에게 더 알맞다. 정작 중학생들은 유치하달 수 있다. 이보다 더 까칠할 테니까. 『야, 춘기야』는 외모에 한창 관심 가질 딱 그 또래의 이야기다. 중학생이었다면 좀더 타이트하게, 좀 더 짧게, 최대한 라인을 살리는 수선을 해서 몸에 딱 맞춰 입는 등의 나름의 반란 아닌 반란을 시도 하다 교문에서 걸려 늘렸다 줄였다는 반복 하는 것을 우리 아이들을 통해 봐 왔기 때문이다. 주인공 춘기는(엄마는 사춘기에 들어선 딸을 그렇게 부른다) 엄마의 허락 없이 과감하게 염색을 한다. 타이밍도 적절하게 염색 한 날 외할머니가 집에 오셨는데 뜻밖에도 맨날 공부만 했다는 엄마의 말과는 다른 말을 듣게 된다. "놔둬라, 너도 중학교 때 연탄집게 달궈서 머리 파마한다고 태워 먹고 온통 난리 친 적 있잖아? 벌써 잊어버렸냐?" ㅋㅋ앞으로 엄마의 말이 먹히긴 어렵겠다. 어쩌겠어. 결국은 아이가 아닌 엄마가 변해야 하는 것을~ 『김마리 이야기』에서는 5년을 참고 다닌 보람이 뒤늦게 발생한다. 새것처럼 반짝이는 젊은 남자 선생님. 담임 선생님이 좋아 공부도 열심히하고 착하게 살자는 다짐을 한다. 하지만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에 잘 보이려는 마음이 넘쳐 숙제로 만들어간 가족신문에 소개된 마리네 가족 소개가 사실과 다르게 과장된 얘기가 코믹하게 그려졌다. 뭐 그럴수도.^^ 『벨이 울리면』을 통해서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댄 누군가를 선생님은 그저 한번의 실수로 덮기위한 대처 방법, 멋쪘따. 『착한아이』『철이 데리고 수학여행 가기』를 비롯한 표제작 『청소녀 백과사전』은 이성에 관심이 생긴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상처를 건강하게 그렸다. 특히 <청소녀 백과 사전>의 경은이 귀를 뚫은 것에서는 피식 웃음이 났다. 당시 나는 말도 없이 혼자 귀를 뚫고 온 딸 아이가 괴씸했고 거기에 거짓말까지 보태어 무지 화가 났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 것을~ 『비밀 정원』는 여자 아이들 사이에 흔히 생기는 질투나 시기심을 합창의 솔로 경쟁 구도로 배치하였다. 정원이 딸린 부잣집 딸이 부러웠지만 친구네가 망하자 자신의 비밀 정원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평소 아빠가 보여 주곤 했던 요술 망원경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면 보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담았다. 일반적으로 단편들이 재미있고 없고의 편차가 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몇 편만 재미있는 게 아니라 7편이 모두 재미나다. 한가지 불만이라면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청소년 백과사전도 만들어 달란 말야! 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