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파이팅 - 용의 귀를 가진 아이들의
조일연 지음 / iwbook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알게 된, 그래서 책도 시류에 편승에 영화와 똑 같은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선뜻 책을 볼까, 말까로 고민을 했다. 영화가 더 감동적일까 책이 더 감동적일까를 두고 저울질을 했다고 보면 맞을 꺼다.
아이들은 말했다.
"엄마는 분명히 울꺼야."
"엄마는 이런 다큐 식의 영화를 좋아하더라"
그런 말이 아니더라도 안다. 많이 울 것을. 가끔 난 점점 감정이 메말라 가는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이런 슬픈 영화나 책 등을 보면 다른 사람보다 눈물을 더 많이 쏟는 걸 보면 아직은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을 한다.
여하튼 책은 내 예상을 빗나갔고 그래서 더 좋았다. 판매에만 열을 올려 영화와 똑 같은 책을 서둘러 내는 것이 썩 달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보다 더 나은 책은 많지 않기도 하고.^^   

청주 성심학교 청각장애 교감인 저자가 야구부를 만들어 현재까지의 과정을 담담히 풀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 과정에서 학교 홈피에 올린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있고 야구단 창단에 따른 물질적인 것이든 그 외의 것이든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는 편지, 각 언론에 기사화 된 것 등이 있어 지루하지않고 상황 설명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야구를 하고 또 처음으로 농아인 야구단을 만드는데 부딪칠 어려움은 쉽게 예견할 수 있다.
그 첫 시련은 야구 선수를 모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비장애인들은 우리 눈에도 참 무모한 일을 시도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들도 예외는 아니라 교감의 말이 뜬구름 잡기 식으로 치부했다. 그들이 어쩌면 우리보다 더 현실적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자라면서 편견이나 부당함을 늘 겪어 왔던 아이들이었으니까. 그 중 '열 살의 '벽은 언어와 공부의 벽이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운명을 처음부터 결정지어 놓은 하나의 낙인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어려움은 나중에 야구단이 창단되고 시합을 하면서 더 확연히 드러난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져 나오는 실책 때문이다.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건 그런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게 바로 이들이 가진 청각장애가 그 문제의 중심에 있다. 선수들 상호간에 큰 소리로 주고 받는 각성이나 응원단의 함성 같은 소리가 없기 때문에 더운 여름 날, 정적의 운동장에 그냥 서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 역시 이점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어쩜 영화로 봤다면 금방 알 수 있었을테지만.
하지만 야구를 선택한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것은 저자가 왜 야구였는가와 연결되는데 야구는 청각에 지배되는 룰이 아닌 경쟁에 참여 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야구였고, 시각이 예민하다는 것, 수신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기이므로 청각장애때문에 오는 불이익이 별로 없을 거라는 것이란 점 때문이었다. 물론 야구가 청각장애 아이들에게 수월한 운동이 결코 아니란 것을 알게 되지만. . 이래도 이들이 따가 아니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더러는 장애를 가진 부모가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아져 주위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말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 내가 도움을 줬던 많은 사람들에게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은 마
힘들고 힘든 과정이 있지만 세상은 참 살만한게 여기저기서 착한 손길과 도움은 늘 있었다. 얼마나 고맙던지. 나는 이들에게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실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차가운 냉대와 편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철옹성 같은 이 벽은 비단 청각 장애인들만 가진 것이 아니다. 어떤 장애건 사회로부터 버림 받았다는 느낌이 들게끔 우리 사회는 그들을 '따' 시킨다. 결코 비약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쉽게 그들을 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애는 온전히 부모의 몫으로 넘겨지기 때문이다음까지 들었겠냔 말이다.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도 이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길엔 제약이 많다. 경제적인 이유도 크고 이 아이들을 받아 주는 곳도 없어 졸업생들이 취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안타까웠다.

'가장 특별한 스무 살 앞에 서 있는 특별한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 세상 어떤 아이들보다 치열한 10대를 보냈고, 세상 어썬 아이들도 해내지 못한 고독한 싸움을 감당해 냈으며, 세상 어떤 아이도 이루지 못한 가능성을 영어 보여준 아이들.'
농아인이라는 굴레에서 정녕 벗어나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났다. 내가 그럴진데 그들 옆을 지켰던 선생님들과 부모들의 마음은 더 하겠지. 나야 화를 낼 자격조차 없는데....

야구를 통해 당당해지고 자신들의 인생을 개척하여 사회에서 주류로 편입되길 바랐던, 희망의 문을 열어준 조일연 선생님.
한 곳에 정체되어 있는 삶이 맞지 않는다며 명예퇴직을 하고 대한 농아인 야구협회 설립과 국제농아인 야구대회가 치뤄지기까지 근황과 앞으로의 모습까지 그려보이며 일련의 다큐와 같은 이야기를 맺고 있다. 

성심 야구부를 살리고 끌어온 것은 '8할이 언론과 바깥에서의 관심'이라 했다. 사실 이 말이 꼭 맞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우리가 이들에 대한 관심, 더 나아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애정이 더 많아지면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꾸는 장애아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야구를 잘 모르는 나 같은 아줌마도 자세한 설명으로 야구 경기를 지켜보는 듯 이해가 쉬웠다.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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