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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야 산다 ㅣ 신부님의 속풀이 처방전 2
홍성남 지음 / 아니무스 / 2010년 12월
평점 :
조금은 쾌락과 맞닿아 있는 듯한 제목. 더 눈에 띄는 것은 저자가 신부라는데 있다. 종교에 입문한지 딱 1년. 아직도 많은 갈등 속에서 나 같은 가짜가 앞으로 더 나아가는게 맞는지 아니면 다 관둬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 아니 힘들다. 내 의지에 의해 선택한 종교가 아니었다고 핑계를 대지만 그건 말 그대로 핑계일 뿐이란 걸 내 자신이 더 잘안다.
어떤 종교든 내겐 의지처가 필요했으니까.
난 아직 어떤 신부님이 어떻고 저떻고 판단할 그 무엇도 없다. 그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말들이 전부다. 홍성남 신부님도 대모님께서 하도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정말 궁금했던 분이다. 신부님이 심리학을 공부해 신자들의 마음을 잘 읽어낸다고 하니 늘 걱정이나 고민을 짊어진 난 무진장 관심이 생겼다. 그러나 믿음이 없는 내가 일부러 찾아가 말씀을 듣거나 할 기회는 없었다. 아니 그럴 정성이 없었다고 보는게 맞겠지. 대모님이 그렇게 칭찬해 마지않던 신부님이라 이 책에 거는 기대는 자못 컸다. 종교 서적으로도 처음이라 그랬지만 심리학 관련 된 책이란 것도 많이 끌렸다. 관심의 대상이니까. 한데 그런 내 기대와는 달리 그저 그런 수박 겉핥기 식의 이야기 뿐이었다. 전공서적은 아니더라도 좀더 깊숙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 거라 생각했었는데 실망스러웠다. 대신 일반 신자들의 가독성을 고려했지 싶기는 하다. 어차피 비신자들이 이 책을 읽을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신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종교와 관련된 용어가 불가피 하게 나오는데 비신자의 경우엔 이런 것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어차피 많지도 않지만.
그래서 쉽다. 종교나 심리학에 관련된 어려운 용어는 전혀 없다. 그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랄 수 있다. 종교와 관련없이 읽어봐도 절대적으로 좋을 내용 가득이다.
사실 평소 성당 사람들을 만나거나 모임의 자리에서 듣는 얘기는 뜬구름 잡는 식이라 반감을 가졌더랬다. 그리고 모든 얘기가 종교로 귀결된다. 기도가 모든 근심과 고민을 풀어준다면 누군들 못할꺼며 나쁜 일을 해도 기도가 면죄부가 되겠나 싶은 그런 삐딱한 마음을 그래서 버리지 못했던 것이기도 하고.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그런 마음 안에는 그 속으로 빠지 못한 자격지심이나 다가가고 싶은 혹은 남들은 경험한 하느님을 내가 느끼지 못해서는 아닐까?
뭐 어쨌든 모든 일에 있어 '나'를 중요시 해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남편에게고 자식에게 한번 더 웃어 줄 수 있고 힘을 줄 수 있는 거지 내가 불행하거나 힘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화가 나면 나면 꾹꾹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것을 잘 건강하게 풀어야 하는 법. 화를 다스리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려면 절대적으로 나에 대한 자존감 내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뭐든 아는 것과 달리 그것을 실천하고 행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말미에 저자는 말한다. 가짜 믿음, 가짜 사랑, 가짜 위안, 가짜, 나....이런 껍데기를 벗어 버리라고. 그러나 이 또한 나인걸. 그게 진짜든 가짜든 한 번에 벗어버리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좀더 진실된 나를 찾아가는 건 필요하다. 그런 가짜가 결국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누구보다 내 자신이 잘 알기에.
이제 벗어보자. 하나씩, 하나씩.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