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편의 동화를 엮었다하니 볼륨감이 느껴지는가. 하지만 읽다보면 팍팍 페이지가 넘어가있다. 그만큼 재밌고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워낙에 이야기가 많이 실리다보니 분량의 압박때문에 아이들은 읽기도 전에 질리게 하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한두편만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이다. 어른들이 읽는 동화가 많지 않지만 이런 책은 어른, 아이 구분없이 읽어도 좋을, 아니 만족할 만한 책이라 단언한다. 특히나 강력한 메세지가 담긴 글이나 생각의 발상을 깨면 이렇게 무궁무진한 상상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데 우린 너무 고정관념에 생각을 가두려는 경향이 크다. 작가가 가지는 상상력이 무조건 엉뚱하다고해서 혹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것만에 국한되지 않기에 더 매력적이다. 진정한 동화가 뭔지 상상력이란 모름지기 이정도는 돼야하는데 말이다. '휴대전화기 도둑'을 읽으면서 잠시 책을 덮었다. 요즘 날 가장 힘들게 하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입으론 사춘기 아이때문에 힘들다 불평하지만 사실은 그런 아이의 모습을 너그러이 봐 넘겨주지 못해 화가나고 자꾸만 아이를 보는 내 시선이 부정적이고 삐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는 나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오히려 내 잔소리가 아이를 붙들어 앉히는 꼴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 그래서 지금은?.........ㅠㅠ 달라진 건 없다. 늘 책을 읽을 때만 반짝 할 뿐. 책을 읽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행동으로 옮겨가지 않는 이 병을 어째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