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행 - 다르게 시작하고픈 욕망
한지은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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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어딘가로 떠나고픈 충동을 느낀다.

'사실 이런 책을 읽을 때보다 시시때때로, '아~ 나도 떠나고 싶어'를 훨씬 더 자주 말하곤 한다. 뭐 특별히 열심히 일 한 것도 돈을 버는 것도 아닌 평범 그 자체인 아줌마가 뱅기타고 여행하기란 경제적으로 가장 큰 압박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노후 대비고 뭐고 그나마 두 다리 튼튼 할 때 다녀야지, 하는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나 여러가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가족이 아닌 혼자만의 여행일 때는 더더욱. 언어도 안되고 늘 두려움에 조바심 치는 내겐 말이다. 그렇기에 여행도 한 편으로는 도전이다. 그럼에도 여행은 매력 덩어리다. 여행이 좋은 점은 지치고 힘든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지를 평소 객관화해 보기 어려운데 그런 기회를 준다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지 싶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서른, 마흔이 주는 그 무게와 부담감은 뭔가를 이뤄야 겠다는 조바심 내지는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는데도 필요하다. 서른이 주는 숫자에 당당해지기 위해, 무감각하게 숫자만 늘려가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다는 그녀는 길을 떠났다. 

여행은 그렇게 떠나는 순간 날개를 단 듯하지만 그 전에 준비하는 과정부터가 날갯짓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순수해지고 단순해지는 가운데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존감이 높아지며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게 해 주기도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움켜쥐려고만 아둥바둥 하며 사는 현실에서 조금 떨어져 나오는 것도 필요한데...지금 내게 필요한 게 바로 그런건데...아흑~

그녀의 여행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후회하냐고? 절대 그럴리 없다. 어차피 인생은 누가 먼저 고지를 향해 가느냐도 아니다. 출발점은 있으나 도착점은 없다. 이쯤에서 머무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저 멀리 돌아돌아 가며 많은 것을 경험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중요시 하는 가치관이 다르기에 성공이란 기준점이 달라지니 도착점이란 것 또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냥 다른 길이며 스물아홉이든 서른아홉이든 내게 특별한 서른, 마흔을 선물하게 될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녀가 조금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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