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정글북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2
바주 샴 글.그림, 조현진 옮김 / 리잼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그림이나 내용보다 단지 인도 그림책이란 점에서 관심이 갖다.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그림책의 대부분은 미국, 일본, 유럽의 그림책이라 다양한 나라의 책을 보길 원하는 나 같은 독자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아프리카와 같은 비주류 국가들의 그림책이 질적으로 떨어지더라도 어쨌든 궁금한데 말이다. 분명히 그들이 보는 그림책은 존재할 것이고 그들의 문화나 생각이 그림책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므로.

이 책은 내가 딱히 좋아하는 스탈의 그림책은 아니다. 당연히 작가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 찾아보니 이 작가의 이번 책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꽤 알려졌고 영국,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에서 바주 샴의 작품이 전시된 적도 있다는 것을 표지 안쪽 날개에서 읽고 시작한다.

인도의 가난한 청년 바주는 런던의 고급 레스토랑 벽화를 그리는 일을 의뢰받는다. 이때부터 바주는 남겨두고 떠나는 것들을 다시 보지 못할까봐 겁을 난다. 이러한 내면의 생각을 인도 곤드족 스타일로 그려낸다. 이들의 상징적인 기호와 도형, 신, 동물, 나무 등의 그림이 기학적인 무늬와 선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바주가 인도를 떠나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나 굉장히 신기해 마지않던 땅 속 열차나 기타 여러 가지를 글로 자세히 설명해 주어 색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정말 의외의 재미에 놀라웠다. 만약 내가 좋아할 스타일의 그림이 아니라는 선입견으로 읽지 않았더라면 절대 알지 못했을 재미가 아니던가.

오홋! 이래서 다양한 그림책을 원했던 거야!!

곤드족의 그림에 대해 하나를 말하자면 대상을 똑같이 그려내는 정물화와 같은 그림이 아니라면 그리는 사람의 주관적인 것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곤드족 사람들은 보이는 그대로에는 관심이 없고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할 뿐, 그래서 기차보다 자신을 크게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바주는 자신의 나라와 런던을 비교하기도 한다. 가령 런던의 연인들이 길거리에서 거리낌 없이 애정 표현을 하는데 비해 인도는 그런 표현이 덜 자유롭고 식사 후 트림을 하면 인도에서는 좋은 식사에 대한 고마움이지만 런던에서는 미안해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또 산업화된 사회 일수록 밤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문명과 거리가 있는 원시적인 나라들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낮엔 일하고 밤엔 휴식을 취하는 생활을 한다. 그래서 런던 사람들을 야행성인 박쥐로 그렸다. 또 곤드족의 시간 상징인 수탉과 런던의 시간 상징인 빅벤을 결합하여 그린 그림(표지), 완전 좋아~

글을 읽다보면 바주는 온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절대 다름에 대해 비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음을.

낯선 나라에 방문한 이방인의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본 런던.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것을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바주는 마을의 시인이 되었다. 두 달 동안 겪은 감정들을 마을 사람들에게 마구 쏟아 낸다.

이제 바주는 마을의 시인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겪은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써 느낌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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