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틀러 농장의 노예, 엠마 이야기
줄리어스 레스터 지음, 김중철 옮김, 김세희 그림 / 검둥소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역사적 사실의 모티브 하나를 따서 쓴 책과는 달리 전체적인 내용이 사실의 기록에 근거에 쓴 이 책은 작가의 이전 책들도 그렇지만(자유의 길, 인종 이야기를 해 볼까?) 이 책에서도 흑인들의 인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풀어냈다. 줄리어스 레스터의 <자유의 길>은 다소 충격적인 이미지로 머리에 박혀있어 관심은 가지만 선뜻 책을 읽기가 망설여졌다. 너무 마음이 무거워 질까봐...
우리 교육의 책들이 대체적으로 진지하지만 그중에서도 '검둥소'에서 발행하는 책들은 이보다 훨씬 무거운 소재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 평등, 환경, 반정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브랜드라는 것을 이미 알기에.
지난주에는 <자유의 노래>라는 로자 파크스의 사건을 골자로 한 마틴루터킹의 책을 읽었는데 이 책도 그 연장선상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기는 하다.
1859년 미국 역사상 최대의 노예 경매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각각의 등장인물을 통해 흑.백인들의 생각이 극명하게 다르고 같은 흑인 혹은 같은 백인이라도 (흑인도-찰스와 샘슨 역시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갈등한다) 서로 의견이 갈리는 것을 알게 한다. 버틀러 가족에서 농장 소유주인 피어스와 둘째 딸 프랜시스가 노예 옹호론자라면 엄마 패니 켐블과 큰 딸 세라는 노예제도를 반대하고 이것 때문에 이혼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노예제도에 대한 다른 생각을 자유롭게 펼쳐 놓은 것이 특징이며 경매가 이뤄지던 날이나 엠마가 자유를 찾아 강을 건너는 날에도 비가 내렸는데 이는 흑인들의 눈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비와 눈물과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쓴 것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원제의 <Day of Tears>눈물이 이 책에서는 곧 비를 의미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자유에 대한 흑인들의 불안감을 숨김없이 드러낸 생각들이었다.
"지금, 나리. 제가 알기로는 자유가 깜둥이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하기 때문에 저 북쪽에 있는 자유 노예들도 노예제도 속에 있기를 바란대요. 그럼요, 나리. 주인마님은 이 깜둥이를 도와 줘요. 그럼요, 나리. 나는 오늘 밤 어디서 자야 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지요. 내가 날마다 무얼 먹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고요. 내가 아프면, 주인마님이 의사를 부르러 보내고 의사는 곧바로 와요. 내가 무엇 때문에 자유를 원하고, 나 스스로 이 모든 일을 걱정해야 하나요?"
우리에겐 당연한 자유가 이들 흑인들에게는 단 한 번도 누려본 적이 없어 불안함을 느끼고, 경매 장면을 묘사한 부분에서 마치 사람을 동물과 다름없이 입을 벌려 이빨을 보고 근육을 보는 것, 또 실제로 경매를 통해 노예가 팔린 가격과 이름 등이 나와 있어 리얼리티를 높였다.
자유가 평등이 지금은 온전히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과 더불어 미국의 남북전쟁에 대한 책을 다시 들춰보고 싶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