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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ㅣ 파랑새 청소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예령 옮김, 박형동 그림 / 파랑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갑자기일 수도 때때로, 혹은 자주 학교가려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은 때가 있다. 그것이 꼭 탈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
누구나 갖는 생각이지만 대부분은 이성을 앞세워 그냥 학교로 갈 테니까.
륄라비가 집을 떠나기 전,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항공 우편 봉투에 넣는 것만으로도 멀리 계심을 알게 하고 사고로 병석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두고 학교가 아닌 바다로 떠나고 마음껏 자유와 고독을 느끼고 바닷바람을 파란 하늘 아래 온전히 자연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륄라비의 가출 동기에 대한 설명이나 설득력이 부족하여 가출에 이르기까지의 감정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기가 어렵다. 가출해서 고작 해변을 산책하고 눈부신 햇빛에 매료되는 주인공을 이해하기 어렵다.
프랑스 영화나 문학에서 대하게 되는 그런 느낌을 이 책에서도 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의 이전 작품인 <발라아빌루>에서도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우리나라 작품들에서 보여주는 묘사와는 다르다.
아이들이 읽으면서 얼마나 공감하고 좋아할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륄라비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하는데 교장이 륄라비를 대하는 모습에서 나를 본다. 나라고는 했지만 대부분의 부모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아니면 마음은 그렇더라도 가출하고 돌아온 아이의 눈치를 보느라 또 마음 졸이는 부분도 있겠지만.
“너도 알다시피 내가 원하는 건 너의 행복이야. 그러니까 모든 걸 사실대로 털어놔야 해.” 84쪽
라며 처음엔 은근하게 묻지만 사실은 남자 애 사귀고 있느냐고 언성을 높이게 된다.
정말로 믿어주는 게 이렇게나 어려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나는 너를 믿어‘라고 하지만 진심이 담기지 않은 가식을 아이도 알고 있으리라. 내 자신조차도 그 말이 가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으니 내 아이가 그 말을 들을 때는 더 했겠지.
눈에 보이는 학교 담과 같은 것이나 보이지 않는 울타리 밖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지만 <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의 륄라비 같은 모험심을 우리 부모는 결코 달가워하지도 않을뿐더러 어떤 이유로도 가출은 절대 없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