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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의 서울산책 -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ㅣ 살림 로하스 11
정진영 지음 / 살림Life / 2009년 10월
평점 :
연년생 아이를 키우면서 좁은 집에서 매일 매순간 투닥투닥 다투는 일이 잦아지고 내 목소리 또한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커져만 갔다. 그러다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집 밖으로 나가면, 나도 아이들이 싸우지 않으니 좋고, 아이들도 더 많이 웃어주니 정말 좋았다. 그래서 한 십년쯤 전엔 그야말로 밖으로 많이 싸돌아 다녔다. 일단은 지하철과 근접한 곳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다녔었다.
멀지 않은 곳으로 정해야 돌아오는 길이 힘들지 않았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으니 언제나 나들이가 즐거울 수 있다는 기억을 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줄 수 있는 게 무얼까 생각해 본적이 있다. 그 하나가 부모와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 나머지 하나는 책 읽는 습관을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랐다.
아직은 그것이 유산으로 남겨질지 미지수 이고 지금도 진행중이지만 아이들이 엄마가 그리고 아빠가 나눠주고 물려주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그랬다. 저자가 ‘쿠아’라는 애칭을 가진 딸의 손을 잡고 궁궐, 미술관, 한옥, 박물관, 공원을 다녔던 것을 가벼운 글과 사진으로 소박하게 담아냈다.
사실 이런 책 정말 많이 쏟아져 나온다. 아마 7차 교육과정 무렵이었을 것이다. 현장체험이니 하는 것들을 중시하면서 견학을 통한 가르침을 목적으로 한 체험학습서, 요즘은 여행서 형식의 책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따뜻함과 사랑스런 내 새끼를 바라보는 시선은 숨길 수가 없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런 현상이고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 순간 모든 것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게 되고 아이가 중심이 되니 행동반경도 나들이도 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기에 소개된 맛 집은 자신의 딸인, 쿠아의 입맛에 맞춰져 있고 아이가 동반되어도 편할 곳으로 소개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지양하고 편안하고 소박하게 글을 풀어냈을 뿐 아니라 엄마의 일기를 중간에 넣어 보통의 엄마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햇볕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듯, 해맑게 웃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만 봐도 피곤과 스트레스가 풀린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즐겁고 행복하다. 큰 부담 없이 서울에서 가까운 공원에도 가고 북촌 구석구석 책에서 보지 못한 더 멋진 보석 같은 카페나 나이들 장소를 발견한다면,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가 행복해 질 것이라 믿는다.
자 이제 지하철이든 버스든 대중교통 수단에 몸을 싣고 출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