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엄마 팥쥐딸 미래아이문고 10
박현숙 지음, 이승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하하’하고 웃지는 않더라도 빙긋 웃으며 책을 덮을 수 있어서 마음이 가벼워 좋다.

부모의 이혼으로 새엄마를 맞이하는 소재는 지난 10년간 어린이 동화에서 가장 많이 우려먹을 수 있는 소재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책들이 지겨워 지고 뻔한 스토리로, 그것도 결국은 새엄마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피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이혼가정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재혼과 같은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늘어났지만, 아직도 우리는 ‘새엄마=팥쥐 엄마‘란 공식처럼 머릿속에 콕 박힌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그뿐인가 이로 인해 아이들의 스트레스나 불안 등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탈선이나 고약한 가족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런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다.

그래서 대부분 동화에서 그려지는 주인공들이 콩쥐 엄마, 팥쥐 딸로 설정되고 있다. 그것을 제목으로 끄집어 내어 전체적인 내용을 짐작하기가 쉬웠다.

대부분의 이혼가정에서 부부 사이가 나빠졌을 때 아이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무런 의사표현도 하지 못한 채, 부모의 결정에 의해 한쪽 부모와 살게 되다가 재혼이라도 할라치면 아이는 삐딱선을 탈 수 밖에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껏 자신을 낳아 키워준 부모이고 자기가 싫어서 이혼을 한 것도 아니고 결정권도 갖지 못한 아이한테 어른들이 더 많이 감싸 안아주어야 하는데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나중엔 화를 낸다. 그러면 아이는 아이대로 서럽고 그런 부모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러니 새 엄마 혹은 새 아빠가 좋아 질 리가 없다. 이런 뻔한 갈등 구도 속에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어 새 엄마(아빠)와 화해의 손을 잡는다거나 친밀한 관계가 시작된다는 이야기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책에서 꼭 등장하는 어른답지 못한 행동과 말을 하는 어른들이 빠지지 않는다. 적어도 이런 동화를 읽었다면 이런 아이들을 보는 우리의 눈에 편견이란 색안경을 쓰진 않았으면 하고 스스로 되내어 본다. 부모의 이혼만으로도 충분히 맘 아픈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또 새엄마란 편견도 이제는 깨져야 한다.

콩쥐처럼 훌쩍거리는 아이가 아니라서 좋고 신데렐라처럼 약한 척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는 새엄마의 말대로 주인공이 할 말도 하지 못한채 가슴에만 쌓아두면 책을 읽으면서 훨씬 마음 아팠을 것이다. 씩씩한 은하수와 못지않게 씩씩한 새엄마, 이들 가정은 어떤 가족보다 단단히 행복해 질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