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 우리 가슴 깊은 곳에 간직했던 이름 안중근
주경희 엮음, 권오현 그림, 한아름 / 처음주니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안중근의 이름 앞에 ‘영웅’이란 단어를 붙이는데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을 만치 그는 우리민족의 영웅임에 틀림없다. 책을 덮는 순간 나는 안중근에 홀릭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을 느낀다.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을 앞두고 뮤지컬과 책이 앞 다투어 출간하고 있는가보다.
아이들도 안중근이란 인물은 익숙하다. 단지회, 이토 히로부미. 하얼빈 역 등으로 그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최재형) 위에 동화의 재미를 위한 가상 인물(설희, 링링, 왕웨이, 와다)이 적절히 가미되어 굉장히 흡입력이 강하게 읽혔다.

이 책은 <영웅>이란 뮤지컬로 제작 된 대본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엮어진 작품이니 만큼 글의 구성은 탄탄하다. 이러한 점을 먼저 알고 읽을 때는 그리 탐탁치 않았는데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의 책을 읽으면서 뜨거워지는 가슴을 느낄 수 있었다.

뮤지컬과 같은 공연 작품인 만큼 안중근의 영웅적 발자취 뿐 아니라 ‘로멘스’란 것을 양념으로 가미하였다. 그래서 안중근과 중국여인 링링을, 이토와 궁녀였던 설희가 등장한다.

일본의 그릇된 정복욕은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아시아를 정복하겠다는 야망을 가졌다. 그중 이토는 이런 말로 그들의 마음을 내비쳤다. ‘조선은 사랑하는 여인과도 같네,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철없던 내 젊음을 다 바친 첫사랑 계집 같은... 그래서 난 조선을 얻기 위해 내 청춘을 모두 바쳤고, 마침내 조선을 거의 손에 넣게 되었네. 그러니 지금 내가 어찌 사랑을 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이토는 꽃 같이 어여뻤던 설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평소 조센징은 그 누구도 믿지 말라던 자신의 신념을 어기고 안중근에게 살해된다. 설희는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목격하고 마음속에 상처가 되어 훗날 제국익문사의 요원으로 고종 황제가 일본 동향을 살피기 위해 만든 국가 정보기관의 효시라 할 일에 가담한 것으로 설정되었다.

한편 안중근을 돕던 중국인 동료인 왕웨이의 여동생인 링링은 일본 형사 와다가 안중근을 향해 쏜 총을 대신하여 맞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안중근의 업적이야 다른 책으로도 접했을 것이고, 안중근 하면 그의 어머니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안중근이 이토를 살해한 후 사형 선고를 받고 여순 형무소에 있을 당시 그의 어머니는 정근과 공근을 보낸다.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겠지만 항소를 하는 것은 일본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니 항소를 포기하고 조선의 남아답게 의롭게 죽는 게 어미에 대한 효도’란 것을 전하게 한다.

훌륭한 어머니 밑에서 이런 걸쭉한 영웅이 나오나 보다 싶다.

평소에도 올곧고 사사로운 정을 두지 않았던 조마리아 여사는 이전 국채보상금 모집 때도, 며느리들이 시집올 때 가져온 패물을 내놓도록 하는데 앞장섰고 망설이는 며느리가 있으면 “나라가 망하려고 하는데 무엇이 아깝겠느냐‘고 호통을 쳤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래서 아무나 영웅의 어머니가 되지 못하는가보다.^^

어쨌든 안중근과 뜻을 같이 했던 단지혈맹 동지들만 보더라도 젊은 청년들이 많았기에(안중근31세, 김기룡30세, 강순기40세, 정원주30세, 박봉석32세, 유치홍40세, 조응순25세, 황병길25세, 백규삼27세, 김백춘25세, 김천화26세, 강창두27세) 이들의 뜨거운 가슴이 책을 읽는 내내 내 가슴에 전이되었고 영웅 안중근이 내 가슴속으로 뜨겁게 뜨겁게 걸어온다.

책의 뒤쪽에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안중근의 연표라도 실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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