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참을 들여다 보다 -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이야기
김형술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시인과 화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서로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  

그림이나 시를 접한 후 침묵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색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저자도 그러한 점을 처음부터 꺼냈다. 그림을 보는 일, 한 점의 그림 앞에 서는 일은 자신을 말들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217페이지에 28명의 작가를 소개하였고 작품 수는 그보다 많다. 또 르네상스 시대의 작가에서부터 현대 작가까지 두루 싣고 있다. 눈에 띈 것은 우리나라의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 수록되었다는 것.

아무래도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받기는 어렵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그리 많지 않은 분량에 여러 작품을 수록했다는 것 자체가 깊이를 따지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이야기이니 만큼 깔끔한 언어로 편안하게 써 내려갔다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작품에 대한 치밀한 글을 원한 것이 아니라면 읽기엔 부담 없고 그림 에세이라고 봐도 좋을 만한 형식의 구성에 작가 소개를 말미에 해 두었다는 정도가 단순 에세이와 차별화 된다고나 할까.

책을 보면서 정말 아쉬웠던 것은 본문에서 거론되는 작품에 대한 사진이 빠진 것은 아쉬움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그 공백이 크다. 다른 알려진 사진보다 글에서 얘기하는 작품이 궁금한 건 당연한데...

앤디 워홀을 맨 처음에 넣은 이유가, 그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현대 미술의 최고봉이라 할 앤디 워홀 정도는 아는데~ 하고 책을 만만하게(?) 읽게 하려는 교묘한 장치가 아닐까 싶었다^^

앤디 워홀을 대중가수인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교하여 이야기를 끌어간 것은 재미있었다. 자신의 작품인 노래나 그림을 상품화하여 예술의 한 장르인 미술작품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끌어들인 최고의 작가가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경직되고 엄숙한 예술을 대중 문화적 시각으로 연결한 팝아트란 장르는 고급이냐 대중이냐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여 경계를 흐리게 했다. 그뿐인가 자본주의와 산업사회의 속악, 이중적 잣대를 향해 총구를 들이대어 과감하게 빵~ 하고 쏘아댔으니 이 얼마나 통쾌한가.

많은 화가들은 자신의 모습을 왜곡하거나 가감 없이 내면의 모습을 끌어내 캔버스에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업이 가장 괴로울 것 같다. 나를 정확히 본다는 것도 어렵거니와 타인의 시선과 언어에 의지했던 의식도 작용하려니와 예쁘게 그리면 예쁘게 그린대로 그것도 아니면 못나거나 일그러진 모습으로 기록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내 맘에 들지 않을 테니.

어쨌거나 프란시스 베이컨이나 프리다 칼로 같은 이들은 유난히 자화상에 집착한 화가들인데 특히 프리다 칼로 그녀는 참으로 굴곡진 삶을 살아냈다. 짙은 눈썹과 강렬하고 원초적 생명력을 그림으로 표현한 그녀의 작품을 멕시코 정부는 국보로 분류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난 단순해서 이 사람의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를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었다. 우연인지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에서 프리다 칼로 바로 뒤에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 세 개씩이나 실렸다. 그리고 어 이 사람의 그림이 이렇구나, 괜찮네....하는 내 편견을 조금 부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림 관련 책도 마찬가지로 관심만 있었지 많이 책을 읽지 않은 티가 팍팍 나더라는.-.-;;

확실히 울 딸이 이쪽엔 나보다 많이 알고 있었다. 셤 끝나면 또 이 책 읽으면서 어쩌구...하고 수다를 떨어대겠지.

내가 좋아하는 책만 읽을 것인지 다양한 책을 읽을 것인지 그것이 늘 고민이다.

이런 책을 통해 멀리 갤러리를 가지 않고도 쉽게 다양한 그림, 또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책 뒤쪽의 카피처럼 산책하듯, 연애하듯, 가끔은 모험하듯, 나는 그림 보러 책 속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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